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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좌초 위기 8ㆍ4 대책, 주민 무시한 졸속 정책 더 없어야

  • 등록 2021-06-10 오전 6:00:00

    수정 2021-06-10 오전 6:00:00

정부 과천청사 유휴부지에 아파트 4000가구를 지으려던 정부 계획이 무산된 데 이어 노원구 태릉 골프장과 마포구 서부 면허시험장 등 다른 후보지에서도 주민과 지자체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 총 3만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작년 8·4대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시는 태릉골프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국토교통부 공문에 최근 ‘재검토’를, 노원구는 ‘공급계획 축소’를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 면허시험장 용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한항공 송현동 용지를 매입할 경우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마포구 반대로 작업이 중단됐다고 한다.

8· 4대책의 위기가 표면화된 것은 과천청사의 경우가 처음이지만 정부 계획은 실현 가능성에 많은 의문을 안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세금 폭탄과 돈줄 조이기를 통한 수요 억제 정책을 고집했던 정부가 공급확대로 돌아서면서 내놓은 카드가 8·4대책이었지만 일방적으로 공공택지 지정을 강행함에 따라 지역 주민 반발이 예견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정부 수정안에도 불구, 과천 주민 1만466명이 청구한 김종천 시장 주민소환투표가 그제 발의된 데서 알 수 있듯 주민 불만과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설득·협의를 건너 뛴 채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으로 내놓는 졸속 대책은 무능과 단견을 드러내고, 주민 반발과 불만만 키울 뿐이다.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도한 2·4공급대책에서 공공 소유도 아닌 사유지 개발 계획을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밀어붙여 여기저기서 주민 반발을 자초한 것 또한 이와 다를 바 없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 시장이 어제 주택정책 협력 간담회를 열고 주택 공급 대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고 주거 복지에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졸속 대책의 헛발질은 더 없어야 한다. 시행착오의 대가는 고스란히 시장과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정부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민간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를 과감히 풀어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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