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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세수 오차 비판에…홍남기, 세제실 대수술 예고

오차율 20% 넘어 재정낭비 초래
비대한 본예산에 초과세수 '펑펑'
  • 등록 2022-01-18 오전 6:31:01

    수정 2022-01-18 오전 6:31:01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본예산대비 더 걷은 초과세수는 약 6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통상 초과세수는 이듬해로 넘어가 지방 교부금과 국가채무 상환 등에 사용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 이미 대부분 소진됐다.

당초 정부 예측이 정확했다면 체계적인 활용이 가능했겠지만 잇단 세수 추계 오류로 정치권에 추가경정예산(추경) 빌미를 제공했다. 비대해진 기존 예산 구조조정 등 재정 건전성 고민 없이 막대한 초과세수를 써버렸다는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세수추계 오차율 20% 넘어…재정 낭비 초래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예상되는 연간 343조원 규모로 본예산과 비교한 세수 추계 오차율은 가장 높은 약 21% 수준이다.

60조원 가량의 초과세수는 대부분 코로나19 피해계층 지원에 사용했고 올해 넘어올 세계잉여금은 13조원대로 추정된다. 세외수입이나 기금수입 등을 통해 더 늘어날 여지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소상공인 방역 지원방안 관련 정부 합동 발표를 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14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방침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잉여금의 40%를 지방교부금으로 정산하고 나머지의 30%를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한 후 남은 돈을 국가채무 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금액은 약 6조~7조원대로 추산된다.

정부는 올해 14조원 규모 첫 추경 편성 계획을 알리면서 대부분 재원을 적자국채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과세수가 많이 있지만 올해 4월 결산 이후에나 사용 가능한 만큼 시급함을 감안해 먼저 적자국채를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초과세수 활용 등을 감안해 올해 예상 국가채무를 기존 1068조3000억원에서 1064조4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 낮춘 바 있다. 하지만 10조원 이상 적자국채를 발행하면서 추가 빚 부담은 늘어나게 됐다.

정치권이 추경 증액을 주장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대 30조원 규모 추경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가채무가 1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남은 세계잉여금을 그대로 채무 상환에 사용할지도 미지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이 돼 결산을 하면 세계잉여금을 다음연도로 넘길 수 있고 부채 갚는데 쓸 수도 있고 새로운 추경하는데 쓸 수도 있고 여러 초이스(선택)가 있어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며 “이미 발행한 국채를 상환할지는 그때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본예산은 지난해 본예산대비 8.9% 늘어 사상 최대인 607조원대로 확정됐다. 기존 예산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초과세수까지 추경 등으로 활용하면서 재정의 낭비가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진짜 필요한 사업을 본예산에 넣고 긴급한 사항을 추경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지역구 예산 등은 다 (본예산에) 넣고 진짜 필요한 건 추경으로 하고 있다”며 “세수가 몇조원 남았다고 즉각적으로 바로 추경하자는 방식인데 (가정의) 가계부도 그런 식으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남기 “세수추계 정확성·조세형평성 제고 추진”

정부도 재정 집행에 혼란을 일으킨 세수 추계 오류에 대해 책임감을 나타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제실 인력과 업무,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 필요성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세수 추계 모형은 보완을 해왔는데 이번에 큰 오차가 나기 때문에 세수추계상 투명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둬서 밀도 있게 재점검하겠다”며 “1분기 중 재점검·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제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근무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다른 실국과 인사 교류를 실시한다. 홍 부총리는 “세제실은 전문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확 다 바꾸는 것이 아니고 균형을 맞춰간다는 것”이라며 해체 수준의 세제실 개편 방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부처별 예산 요구안을 협의하는 예산실의 예산심의회처럼 세제실에도 조세심의회 도입을 추진한다. 홍 부총리는 “세수 예측시 각 담당이 1차 판단을 하고 조세심의회에서 세제실장·국장·핵심과장들이 의사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세제실 업무 평가에 대해서는 세수추계의 정확성과 세제개편·운영에서 조세 형평성을 중심으로 한 2개의 지표를 설정·운영키로 했다.

세수추계와 관련해서는 정량 지표로 10년치 정도의 실적·전망치를 회귀선 모형으로 그려 기준을 넘어설 경우 원인 규명과 대책 강구 태스크포스(TF)가 작동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연간 세제 정책이 조세형평을 얼마나 충족했는지 다섯 개 등급으로 나눠 정성평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세수 추계 개편과 별도로 정부가 편성 중인 추경안과 관련해서는 증액 여부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홍 부총리는 “정부로선 여러 경제적 상황과 재정여건을 감안해야 하고 연간 예산을 집행한지 보름밖에 안됐는데 이례적으로 원포이트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라며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할 (예정인) 추경 규모가 유지되도록 정부 입장이 존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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