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PF 평가 모델 도입…자기자본 비중 높여야"

[금융인라운지] 김병국 주택금융공사 연구기획팀장
"제3자 신용보강 의존 대출 관행, 재무적 타당성만 근거한 지표 점검"
"PF 통합 통계 시스템 구축 필요…성과급 체계도 손봐야"
  • 등록 2024-06-18 오전 5:00:00

    수정 2024-06-18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고유성과 구조적 특징을 반영해 전문적·객관적으로 개발 사업을 평가할 수 있는 ‘한국형 부동산 PF 평가 모델’을 도입해야 합니다.”

김병국 주택금융공사 연구기획팀장은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제3자의 강력한 신용 보강에 의존한 대출 관행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탈출(exit) 분양률 등 서류상의 재무적 타당성에만 근거해 이뤄지는 주요 평가 지표들의 효용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F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선 신규 대출 승인 등을 위한 PF 평가 모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병국 주택금융공사 연구기획팀장. (사진=주금공)
김 팀장은 국내 PF 시장에는 브릿지론·본 PF·분양 대금 간의 높은 연계성, 낮은 자기자본 등 구조적인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행사는 본 PF대출을 받아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수분양자의 분양 대금으로 본 PF를 상환한다”며 “더욱이 자기자본이 5~10% 수준으로 낮아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다 보니 채무 불이행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시공사, 신탁사 등 제3자 신용 보강으로 금융을 구조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대급부로 시장에 어려움이 닥치면 신용 보강 제공자가 오롯이 우발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배경이다.

이에 김 팀장은 이런 점을 반영한 한국형 PF 평가 모델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시공사의 위험도 평가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동시에 PF 통합 통계 시스템을 만들어 시공사·금융기관별 익스포저에 기반해 PF 총량 규모를 관리하도록 모델링하는 것”이라며 “분양 성적이 미흡하더라도 신용 보강처인 시공사가 자력으로 준공할 역량이 있는지 평가할 수 있으며 특정 금융기관에 익스포저가 치중되지 않게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그는 또 “PF 참여자의 탈출 분양률을 달성하기 위해 분양 위험을 정교하게 추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분양률에 영향을 미치는 분양 가격 위험, 전국 대비 사업지 주택 가격 변동률·입주율 등으로 구성한 분양 위험 모형을 구축해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통제 가능·불가능한 요소를 반영해 개발 사업자의 분양 위험을 PF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20~30% 수준인 미국 등에 비해 낮은 시행사의 자기자본 투입 비중 확대도 PF 위기 재발을 막을 요인이다. 그는 “자기자본 비중이 높을수록 사업 완수 의지, 원리금 상환 가능성 등이 커커진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행사의 자기자본 투입 비중 상향을 의무화하면 부동산 개발 시장을 위축시키고 자본력이 우수한 시행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그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시장 불황기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고 건전한 생태계·투자자 보호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IB 부문을 중심으로 한 성과급 지급 체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통상 부동산 개발 사업은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사업 변동성이 커진다. 현재 성과급 체계는 ‘딜’만 성공하면 초기에 성과급이 지급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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