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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완성도는 30% 정도다."
조광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배고파 했다. 'A매치 데뷔전 승리'라는 값진 타이틀을 얻었지만 표정과 행동에서는 기쁨 대신 절제가 앞섰다.
조 감독은 11일 오후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2-1승)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열심히 뛰어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차근차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훈련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말을 서너차례 반복하며 전술적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을 거듭 나타내는 한편, 아쉬운 점을 총 4가지로 나눠 차근차근 설명했다.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이날 한국은 윤빛가람(경남/전반16분)의 선제골과 최효진(서울/전반44분)의 연속골에 힘입어 피터 오뎀윙기(전반26분)가 한 골을 만회한 나이지리아를 2-1로 꺾었다.
공격진의 경우 '공간 활용에 대한 이해'에서 일부 문제점이 노출됐다. 세 명의 공격수들이 습관적으로 간격을 좁혀 포진하는 경향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이로 인해 공격패턴이 단조로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서로 번갈아 접어 들어가며 변화를 주기로 했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진행 속도를 높여라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과 견줘 조광래호 멤버들은 더 많이 뛰었고, 더 많이 패스했다. 하지만 활발한 패스플레이가 이뤄진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경기의 흐름이 다소 느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조광래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한 질책을 잊지 않았다. "볼을 터치하는 횟수를 줄이라는 주문을 했고, 몸보다 패스가 빠르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했다. 드리블을 더욱 줄이고 패스 횟수를 끌어올려 경기 진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무리 능력을 키워라
조광래 감독은 공격진과 양 측면 윙백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마무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마무리'는 골 결정력 뿐만 아니라 슈팅을 만들어내는 과정까지를 총괄하는 표현이다.
◇수비조직력을 살려라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중앙수비수의 위치를 끌어올려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는 '전진스위퍼' 형태의 수비 형태를 구상했지만, 끝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수비 조직력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도중 양 윙백들이 수비에 가담했을 때, 센터백 자원들과의 역할 분담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아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는 스리백 형태를 유지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 시간이 주어진다면 중앙 스토퍼를 미드필드 지역으로 끌어올려 중원을 장악하는 방식에 도전해볼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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