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전기차 20만대로 늘린 베이징…미세먼지 줄었을까?

[미래車 리포트③]중국편
中 베이징, 전기차 5년새 69배 성장
미세먼지 같은 시기 30% 이상 저감
전체 전기생산 59% 석탄 의존 한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확대 최대 관건
  • 등록 2019-07-29 오전 5:15:00

    수정 2019-07-29 오전 5:15:00

베이징 시내에 즐비한 각종 전기차 모습. 파란색 일반 번호판과 달리 초록 번호판이 달려 있다. 이중에는 테슬라 같은 고급 수입 모델도 있지만 대부분 자국 브랜드였다. 김형욱 기자
[베이징(중국)=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인구, 자동차 및 에너지 사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오염 물질 농도는 감소하고 있다.”

리 쿤셩 중국 베이징시 생태환경국 처장은 지난 5월2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대기질 개선 서울 국제포럼’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이징 시내를 운행하는 전기차를 2020년까지 40만대로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현재 베이징 시내를 운행하는 전기차는 20만대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과연 중국의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을까?

팩트체크 결과 중국에서 친환경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베이징 시내의 대기오염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産業硏究院)에 따르면 중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5년 새 69배 늘었다. 친환경차 연간 판매량은 2013년 1만8100대에서 지난해(2018년) 125만6000대로 급증했다. 이중 98만4000대가 순수 전기차, 나머지 27만1000대는 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수소차(1000대)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전체 차량(2808만대) 중 4.5%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 가솔린 등 내연기관 차량 운행을 강력히 억제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보급을 장려했다. 운행 허가를 제한한 탓에 베이징 시내를 운행할 수 있는 가솔린차 번호판을 구하려면 2000만~3000만원에 달하는 웃돈을 줘야하는 상황이 되자 자연스레 전기차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아래 올들어 전기차 보조금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내년부터 아예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

베이징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리샹이(38)씨는 “이곳에서 전기차는 이제 보기 드문 물건이 아니다. 최근에도 법인차량 한대를 전기차로 바꿨다”고 말했다. 3억대에 이르는 중국 내 오토바이도 빠르게 전기 오토바이로 교체되고 있다.

중국 친환경차 판매량 추이
친환경차 확대는 악명 높은 베이징 시내의 미세먼지를 걷어내는 데 한 몫을 했다. 중국 베이징생태환경국은 2018년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연평균 농도가 51㎍/㎥로 2013년과 비교해 43% 개선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균 농도 권고치(10㎍/㎥ 이하)의 5배나 되지만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친환경차 증가가 베이징 시내 대기질 개선에 도움을 준 것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중국 전체로 봤을 때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전기차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 생산을 심각한 대기오염을 야기하는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소비국이고 미세먼지 발생의 주 요인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60.4%(2017년 기준)에 이른다.

2012년 68.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꾸준히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공식 발표자료를 토대로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아우르는 28개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11월 기준 90.8㎍/㎥로 오히려 전년대비 47% 늘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배달용 전기 오토바이용 무인 배터리 교체함 ‘이환디엔(e換電)’ 모습. 중국 벤처기업 이모터(Immotor)가 2016년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베이징 내에만 1000개에 이른다. 김형욱 기자
중국 베이징 시내 중심가 건물 주차장에 있는 ‘고펀(GoFun)’의 공유 전기차와 전기충전소. 김형욱 기자
중국 정부 또한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려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2018년 기준 태양광 발전설비 누적 용량은 1억7446만킬로와트(㎾)로 전 세계의 45%에 이른다. 전년대비 34% 늘어난 규모다. 풍력발전 1억8426만㎾로 전 세계의 37%를 차지했다. 성장 속도도 가장 빠르다.

중국 허베이(河北)성 장지아커우(張家口)시 인근 신재생산업단지 모습. 이곳엔 이 같은 풍력발전기 1000여개 늘어서 있다. 김형욱 기자
중국 허베이(河北)성 장지아커우(張家口)시 인근 신재생산업단지 모습. 이곳엔 이처럼 많은 돌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놓고 있다. 김형욱 기자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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