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지수, 외환위기 이후 최악…발등에 불 떨어진 한국경제

통계청 5월 산업동향, 소비만 회복세
생산 1.2%·투자 5.9%·건설 4.3% 감소
경기동행지수, 21년 4개월 만에 최악
제조업 부진탓..“추경·기업 지원 시급”
  • 등록 2020-07-01 오전 12:00:00

    수정 2020-07-01 오전 12:00:00

국회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이날 여당 단독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산·설비투자·건설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소비는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제조업 부진으로 경기가 과거 경제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한 파격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조업 재고율·경기지수, 21년여 만에 최악

통계청은 30일 ‘2020년 5월 산업활동동향(이하 전월대비)’에서 지난 5월 전산업생산이 1.2%, 설비투자가 5.9%, 건설기성이 4.3%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에서 6.7% 감소하면서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광공업 생산 감소율은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로 감소했던 지난 4월(-6.7%)과 동일한 감소 수준이다. 반도체는 10.8% 증가했으나 자동차(-21.4%), 기계장비(-12.9%)에서 감소했다. 코로나19 등으로 해외 판매수요가 위축되면서 완성차, 자동차 부품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4.6%포인트 하락한 63.6%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 부진으로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이 8.6%포인트 상승해 128.6%에 달했다. IMF 외환위기 때인 1999년 8월(133.2%) 이후 21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5월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운송장비에서 16.1%, 정밀기기 등 기계류에서 1.7%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설기성은 토목(-8.5%), 건축(-2.4%)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2.3% 증가했다. 이는 2014년 1월(2.5%) 이후 6년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숙박·음식점(14.4%), 예술·스포츠·여가(10.0%), 협회·수리·개인(9.5%), 도소매(3.7%), 운수·창고(1.5%), 교육(1.5%)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소매판매도 4.6%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 국내 코로나19 확산 완화, 긴급재난지원금(예산 14조2448억원) 여파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4%대 이상 증가한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 세부 내역을 보면 의복 등 준내구재는 10.9%, 승용차 등 내구재는 7.6%,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는 0.7% 각각 증가했다. 대형마트(-10.6%), 면세점(-0.5%)은 줄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했던 전문소매점(10.5%)을 비롯해 승용차·연료소매점(7.7%), 무점포소매(4.9%), 백화점(4.4%), 슈퍼마켓·잡화점(2.2%), 편의점(3.7%)은 증가했다.

소비 증가세에도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8포인트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해 5월에는 96.5로 떨어졌다. 이는 1999년 1월(96.5) 이후 21년4개월 만에 최저치다. 생산·설비투자·건설기성 지표 악화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하락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현 경기 상황,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추세”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경기 상황이 우리 경제의 장기 추세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IMF(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경기지수의 낙폭을 보면 금융위기 정도로 충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1%를 기록,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에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3차 추경 등을 통해 기업, 소상공인에 파격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5월 96.5로 1999년 1월(96.5) 이후 21년4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출처=통계청]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소매판매는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산·설비투자·건설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전월대비, 단위=% [출처=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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