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 제2공항 건설 발목 잡은 환경부의 맹꽁이 보호

  • 등록 2021-07-22 오전 6:00:00

    수정 2021-07-22 오전 6:00:00

제주도 서귀포 성산 일대에 지으려던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결국 제동이 걸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재보완서)를 환경부가 “관련 내용이 미흡하다”면서 그제 반려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한 것은 2019년 9월이며 환경부는 같은 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보완을 요청했다. 재보완서마저 환경부 문턱을 넘지 못함에 따라 정부 안팎에선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지으려던 제주 제2공항 건설에 환경부가 제동을 걸며 제시한 이유는 △비행 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다수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미제시 등이었다. 환경부는 이 밖에 저소음 항공기 도입 등 소음 예측 조건의 담보 방안, 맹꽁이의 안정적 포획·이주 가능 여부 등에 대해 더 구체적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환경부 결정이 정부 부처간 유기적 협조와 국책 사업의 중대성을 외면한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내려진 것은 아닐 것으로 믿고 싶다. 국립환경과학원 등 전문기관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최근 각종 지역현안 사업에 대해 서류 보완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은 사례가 적지 않았음에 비추어 볼 때 이번 결정역시 비슷한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강원 양양군의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과 관련, 환경부가 산양 보호를 이유로 지난 4월 환경영향평가 2차 보완을 요구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환경 단체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공항의 항공 수요 48%를 분담하기로 설계된 제주 제2공항의 제동은 지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특별법까지 제정하며 거칠게 추진한 가덕도신공항과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과 의지를 오해받지 않으려면 환경부는 앞으로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환경 평가를 진행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정치적 이슈나 환경단체의 입김에 휘둘려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을 자초한다면 조직 자체의 존재 이유도 없거니와 맹꽁이 집단으로 조롱받을 수 있어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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