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969.27 13.95 (-0.47%)
코스닥 1,001.35 0.08 (-0.01%)

"이게 1등이라고?" 허술한 논문으로 상 받는 '공주의 남자'[김보겸의 일본in]

日마코공주 약혼자 고무로 케이, 부적격 논란
뉴욕주 변호사 모임 주최 논문 공모전서 1위
"원산지 표기 지켜야" "비슷한 상호는 안 돼"
26일 결혼식 당일 "이 결혼 반댈세" 시위 예고
  • 등록 2021-10-25 오전 7:13:15

    수정 2021-10-25 오전 7:13:15

마코 공주의 일반인 남자친구 고무로 케이(사진=죠세지신)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스타벅스’가 있기 때문에 ‘스타백스(Star Bags)’라는 비슷한 상호를 쓰면 안 된다.”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콜롬비아 커피’라 속여 팔면 안 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 담긴 이 논문은 2021년 뉴욕주 변호사 모임이 주최한 논문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저자는 고무로 케이(30). 왕실 서열 1위 후미히토(55) 왕세제의 장녀 마코 공주의 동갑내기 약혼자다. 일본 주간지 죠세지신은 지난 3월 법률전문지 NY 비즈니스 법률저널에 게재된 고무로의 논문을 입수해 “경악스러운 내용”이라고 24일 보도했다.

“공주의 신랑감으로 부적격”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그다. 이전까지 비난의 대상은 그의 어머니였다. 애인에게 빌린 400만엔을 갚지 않아 세금으로 운영되는 왕실에 도움의 손길을 청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이제는 비난의 화살이 고무로를 직접 향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르고 뉴욕주 법률 사무소에 취직이 정해지는 등 승승장구한 데에는 실력보다는 ‘공주의 남자’라는 후광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후미히토(文仁) 일본 왕세제(가운데)와 가족들. 왼쪽부터 장녀 마코(眞子) 공주, 장남 히사히토(悠仁) 왕자, 차녀 카코(佳子) 공주, 키코(紀子) 왕세제비(사진=AFP)
고무로의 논문이 우승작으로 뽑혔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마코 공주의 생일 전날인 지난 22일이다. 지난해 이 공모전에서도 고무로가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경사에 여기저기서 축하가 날아들었다. 가부키 배우이자 유튜버인 이치카와 에비조(43)는 자신의 블로그에 “굉장해요! 축하합니다! 훌륭한 결과를 얻어 기쁘네요”라며 수상을 축하했다. 고무로와 마찬가지로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국제변호사 키요하라 히로시(50)도 “그는 이미 슈퍼맨”이라며 고무로가 전 국민의 비난 속 유학길에 올라서 학문적 성과를 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막상 논문 내용이 우승감이었는지는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고무로는 논문에서 그가 유학한 포덤대의 이름을 딴 ‘포덤 커피’라는 가상의 커피전문점을 등장시킨 뒤 “포덤 커피의 오리지널 브랜드 원두커피가 에티오피아산인데 ‘콜롬비아 커피’라고 이름 붙이면 원산지를 잘못 표현하는 것이 되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고 있다. 또 “‘스타백스 커피 클럽(Star Bags Coffee Club)’이라는 이름은 비슷한 이름의 회사(Starbucks)가 존재하기 때문에 쓰면 안 된다”고도 밝혔다.

“법을 이해함으로써 사업주는 잠재적인 소송을 피하고 다른 비즈니스와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마무리하는 이 논문에 대한 저널의 평가는 후하다. “기업이 고려해야 할 것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극찬한 것을 보면 말이다. 고무로의 수상 소식에 일본인들은 “‘원산지 표기를 어기면 문제가 된다’, ‘스타벅스와 비슷한 이름은 붙이지 않는 게 좋다’는 논문이 1위인 공모전 수준이 의심된다”는 반응이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마친 고무로가 지난달 27일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AFP)
고무로를 향한 부적격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변호사가 아닌 법률사무소 직원이었던 그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미국 뉴욕 포덤대 로스쿨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일본 왕실 예비 부마(왕의 사위)’라는 후광이 작용한 덕분이라는 의혹이다. 이전까지는 반액 장학금을 제공하다 고무로가 유학할 때 돌연 학비를 전액 면제해 주는 등 규모가 커졌다는 점도 의혹을 키웠다.

오는 26일 마코 공주와 고무로는 전 국민의 결사반대에도 불구, 백년가약을 맺는다. 평민인 고무로와 결혼하면서 마코 공주는 ‘고무로 마코’라는 이름을 얻는 대신 왕족 지위를 잃는다. 일본에서 최초로 왕실 관계자의 결혼을 반대하는 시위도 이날 열린다. 이 시위를 주최한 유튜버는 “고무로 케이 가족사에 대한 의혹 해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 것”이라며 50여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가 올 예정이지만 이날만큼은 악천후를 뚫고 시위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26일 고무로와 결혼하며 왕족 지위를 잃는 마코 공주. ‘고무로 마코’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사진=AFP)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