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난치질환 ‘전신성 아밀로이드증’, 다학제 통합진료로 맞춤 치료

비정상적 섬유상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장기부전 일으켜
일차성 아밀로이드증, 골수 내 형질세포 계열의 암성 클론이 원인
다발성 골수종 환자 10~20% 발생, 감기나 장염으로 오인해 진단 늦기도
다학제 진료팀이 정확한 진단부터 치료계획까지 맞춤의료 제공
  • 등록 2021-12-08 오전 6:42:29

    수정 2021-12-08 오전 6:42:2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은 경쇄 또는 유분이라 불리는 과도한 양의 비정상적 섬유성 단백질이 체내에 생성되고 이것이 과도하게 장기에 축적되면서 기능을 떨어뜨리는 병이다.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은 일차성, 이차성, 유전성 아밀로이드증으로 분류된다. 일차성 아밀로이드증이 혈액암과 연관된 유형이다. 일차성 아밀로이드증은 골수 내 형질세포 계열의 암성 클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한다. 매년 100만명당 8~15%의 발병률을 보이며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약 10~20%는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이 발생한다.

◇ 감기· 장염으로 오인해 진단 늦어지기도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은 뇌, 심장, 신장, 소화기관 등 전신 장기에 침범하면서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혀, 심장, 관절, 신장, 소화기관, 간, 피부, 신경계, 상하기도 순으로 침범이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범된 장기에 따라 호흡곤란, 어지럼증, 감각저하, 기억력 저하, 피로감, 부종, 체중감소,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혀가 커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서 침범된 조직과 기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비특이적 증상이므로 증상에 따라 감기나 장염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전신성 아밀로이드증 치료의 목표는 침범된 장기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다발성 골수종과 연관된 일차성 아밀로이드증은 항암치료,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등을 시행해 형질세포 계열의 암성 클론의 양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호소하는 증상을 조절하는 보존적 요법을 병행해 삶의 질을 개선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의 정확한 진단부터 치료계획까지 다학제 진료팀이 주관한다. 다학제 진료팀에는 혈액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외과 등 다양한 임상과 의료진이 참여한다. 인체 내 전신 장기 모두 아밀로이드가 침착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다양한 장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진료팀은 각 전신 장기의 기능을 평가하고 맞춤 치료계획을 제공한다.

즉 암성클론에 대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혈액학 전문가, 진단검사의학 전문가를 비롯해 특히 각 장기별 침범과 개선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순환기학, 신장학, 영상의학, 핵의학, 소화기외과학, 신경학 등 각 임상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이다.

윤종찬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밀로이드증에서 가장 심각한 장기 침범은 심장이며 심부전에 따른 저혈압, 체액 저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야기한다”며 “심장기능뿐만 아니라 조혈 기능과 타 장기의 관계성도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아밀로이드증 환자에게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심장이식, 심실보조요법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학제 진료팀, 정기 집담회로 맞춤으로 구현

다학제 진료팀은 정기적인 집담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및 예후를 논의해 최적의 맞춤의료를 구현하고 있다. 다발골수종과 형질세포질환으로 대표되는 핵심 클론성 질환의 치료와 반응을 담당하는 가톨릭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는 환자별 최적의 진단 및 최신 면역항암치료법을 적용하고 이를 담당 의료진들과 공유한다. 침범 장기의 기능을 개선하고 장기별 기능의 호전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소화기외과학 전문의가 담당하고 이를 함께 공유한다.

특히 최적의 심부전 보조요법과 신기능 대체 요법, 체액량 조절을 최고의 전문가들이 함께 토의하며 제공함으로써 환자에게 면역항암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보조요법을 결정하게 된다.

영상의학과와 핵의학과는 환자의 전신 장기별 침범·호전 여부를 시각화해 정량적으로 계측함으로써 환자의 영상적 정보를 각 임상과와 공유하고 치료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아밀로이드증이 다양한 장기 침범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전신의 침범 수준을 한번에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 중이다. 오주현 핵의학과 교수는 “현재 방사성 물질을 활용한 뼈스캔, PET-CT 등 활용 가능한 기술을 이용해 표준화하는 연구와 진료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학제 진료팀은 올해 3월부터 의료진들이 전신성 아밀로이드증 환자의 사례를 공유하며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민창기 혈액내과 교수는 “많은 암질환은 정책적으로 다학제 구성을 갖추고 효과를 체감하고 있지만 암과 마찬가지로 전신성 침범을 고려해야 하는 질환에 다학제적 접근을 하게 되면 환자에게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성수 교수는 “특히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처럼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분야별 의료진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라며 “이 때문에 서울성모병원의 아밀로이드 다학제 연구·진료팀은 최신화되는 전문성을 한데 모아 환자 중심으로 다시 구현한다는 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진료형태”라고 강조했다.

심장 초음파검사 결과 아밀로이드(amyloid) 침착(붉은 점안)으로 인해 심실중격이 두꺼워져 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민창기(오른쪽), 박성수(왼쪽 가운데) 교수가 남성 아밀로이드증 환자(75세)의 심장 MRI를 보면서 치료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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