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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강자만을 위한 노조...노동이사제 의미 없다

  • 등록 2022-01-11 오전 6:15:00

    수정 2022-01-11 오전 7:38:36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 교수]21대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 후보가 합의하면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선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여야가 충분한 논의나 협의 없이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이 강제되는 셈이다.

문재인정부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우선 공공기관부터 도입하고 민간부분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이었으나 전반적으로 진전은 더디다. 2021년 초 경사노위 본회의에서 경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것을 의결하였으나 현재 중앙정부의 공공기관 및 전국단위 금융기관에서는 수출입은행을 제외하고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곳은 없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노동 측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구성원의 참여를 통한 생산성 및 경영 효율성 제고,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 정립,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하는 측은 노조의 공기업 장악력이 높아져서 방만 경영과 과다한 복지 후생이 우려 되고 개혁이나 구조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간부문으로 확산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지연되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공기관 운영 실태, 사관계 상황을 보면 노동이사제 도입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논의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공동결정제도를 통해 노사관계를 안정화시키고 노사 공동의 생산성 제고의 기반을 구축한 대표적인 나라인 독일과는 현실이 너무 다르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세력 늘리기에는 열심이지만 사회적 제도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공공기관 중심으로 노조가 조직되어 있고 비정규직도 대기업과 대기업 협력회사, 공공부분이 주로 조직화되어 있다. 비정규직의 90%이상은 중소, 영세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 제로정책이 무력화된 공공부분이 교원이라는 사실은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강한 자를 위한 제도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기간제 교원은 임용고시를 통해 채용되는 정식 교원과 다르다는 전교조와 교총의 주장이 먹혀서 기간제 교원은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행태를 보여 준 것이다. 노동이사제가 공공기관에 도입되도 독일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노동이사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부정적인 영향을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많은 공공기관에서 이미 노동조합이 인사 및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노조의 위상이 조금 올라가는 상황 변화는 있을 것이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나 공공기관 CEO는 대부분 외부에서 온다. 소위 ‘낙하산’이라고 해도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5년 단임제라는 우리나라 정치제도의 탓도 있지만 외부에서 온 기관장을 포함한 많은 공공기관 임원들은 자질 논란에 휘말리고 노동조합과 내부 직원에 휘둘려 제 역할을 못한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정부에서 기관장이 노동조합과 이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가 적발되면 해임하겠다는 엄포를 놓았겠는가.

‘노동조합 존중’ 정책을 구현한 문재인정부에서는 노조의 공공기관 장악력이 더욱 높아졌다. 노동조합 존중 정책기조에서는 때로는 노조와 맞서 국민의 입장에서 기관을 운영하고자 하는 공공기관장은 설 자리가 없다.

민간부분으로의 확산도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거의 100% 완료되었지만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어났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경영효율성 제고가 최우선 고려 사항인 민간 기업에서는 노조가 현재와 같은 행태를 보이는 한 노동이사제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40년 이상 유지되어온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까지 부실화된 상황에서 다음 정부는 공공기관을 개혁해야 할 과제를 지게 되고 져야한다.

노동조합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기조가 서야 하고, 공공기관 개혁을 이끌 적임자를 CEO로 임명해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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