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환(33)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의료 분야별 온도 차가 심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과목별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핵의학과의 경우 18.8%에 그쳤다. 소아청소년과(37.3%)와 병리과(38.3%)도 30%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재활의학과(202%), 정형외과(186.9%), 피부과(184.1%), 성형외과(180.6%) 등은 지원자들이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신정환 회장은 “많은 이들이 편하고 돈도 많이 버는 곳을 가고 싶어한다. 힘들어도 돈을 많이 버는 곳이라면 가고 싶어한다. 전공의도 마찬가지”라며 “비인기전공의 경우 일도 힘들고 수익이 떨어지다 보니 기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이 힘들다는 것은 당직과 수술이 빈번해 업무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 회장은 “고된 수련 과정을 거치고 대학병원에서 나왔을 때 봉직의로서 갈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다, 수가가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업무 강도 대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기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 2017년 발표에 따르면 의사들이 생각하는 원가보존율은 62%다. 100%가 넘어야 수익이 나는 구조가 되는데, 현재는 원가 보존이 안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수술실 CCTV(폐쇄회로TV) 설치가 의무화된다.
신 회장은 “특히 수술 원가보존율 등이 상당히 낮게 책정된 상황에서 의사들의 책임만 강요되다 보니 수술이 많은 곳엔 지원자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의사들을 보호해주면서 수가도 개선해 주다 보면 지원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인턴, 레지던트로 5년간 일하다 현재 전남 완도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1년 반째하고 있다. 앞으로 1년 반을 더 공보의로서 근무해야 한다. 그는 한가지 바람이 있다고 했다. 의사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그는 “여기선 어르신들이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많이 해주지만, 서울에선 그런 게 없었다”며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사들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준다면 일에서의 보람과 사명을 더 크게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