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난 유통업계 한 고위임원은 최근 2~3년래 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 움직임에 회의감을 나타냈다. 종이빨대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가 다량 배출되며 재활용도 어려운데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정책이 과도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사용하다 보면 눅눅해지고 이상한 맛이 나 빨대의 본래 기능을 제대로 못 하는 점이 불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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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필수 경영 방침으로 채택하면서 환경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의도와는 다른 현상을 가져오는 ‘리바운드 효과’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환경 보호 움직임이 오히려 환경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한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의 텀블러 판매량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100만개가 넘었다.
그러나 텀블러가 일회용품 사용 지양이라는 본래 목적에 따라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생산하는 데도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미국 수명주기에너지분석연구소(CIRAIG)의 연구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텀블러가 환경보호 효과를 거두려면 개당 220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텀블러를 10개 보유했다면 2200번 사용해야 텀블러의 사용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친환경 수지’를 맞추려면 매번 들고 다니면서 사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차라리 일회용품을 쓰는 게 더 환경보호에 이롭다는 분석도 있다.
‘친환경의 역설’은 산업 현장 곳곳에서 포착된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개발이 한창이지만 전기차의 핵심인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것도 환경 문제와 직결돼 있다.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ESG 참여로 우리가 친환경 소비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다. 마트, 편의점에서 비닐백을 덜 쓰고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의 마진’도 중요한 시대다. 지금까지는 친환경이라면 무조건 채택하고 봤다면 이제는 친환경 정책이 정말 효과적인지, 그에 따른 리바운드 효과는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계획을 재수립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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