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LG는 12일 외국인 투수 하리칼라를 퇴출하고 호주 출신 우완 크리스 옥스프링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뛰며 우리에게도 낯이 익은 투수다.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 중 각이 큰 커브가 장기다.
야구가 좋아 고교 졸업 후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독립리그부터 시작했을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선수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호주 대표로 출전해 준결승 일본전서 6.2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의 호투는 한신 입단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타자들이 상대하기 쉽지 않은 공을 던지며 투구 밸런스가 좋아 안정감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가 4강 수성을 위해 던진 승부수로는 꽤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5회 징크스'는 7월 이후부터 따라다닌 달갑지 않은 훈장이다. 4회까지는 좋은 공을 던지다가도 5회들어서 급격한 난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신은 JFK(윌리엄스 후지카와 구보타)로 불리는 철벽 불펜진을 보유한 팀이다.
선발 투수가 5회까지만 책임져주면 이후 경기는 사실상 승리를 지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도 5회마저 채 넘겨주지 못하는 선발 투수는 효용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옥스프링이 왜 5회만 되면 흔들렸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승리를 앞두고 의욕이 너무 과다하게 발휘되며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했을 수 있다는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옥스프링은 한신 시절 16경기에 나서 모두 77.1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5이닝을 넘지 않는 수치다. 이닝당 사사구는 0.3개꼴에 불과했지만 대부분 5회에 집중됐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LG는 올시즌 불펜 운영이 그런대로 잘 이뤄지고는 있다. 그러나 막강하다고도 평가할 수는 없다. LG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옥스프링의 '5회 징크스'는 불안한 구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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