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만약애]롯데가 진짜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

  • 등록 2010-10-03 오후 6:16:01

    수정 2010-10-03 오후 6:38:58

[사직=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롯데는 강팀이다. 모든 팀 들이 두려움에 몰아 넣는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롯데는 아직 완성형 팀이 아니다. 8팀 중 4위를 차지한 팀이며 아직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롯데가 좀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2-3으로 다시 뒤진 6회초 2사 1루. 마운드엔 좌완 강영식이 서 있었고 1루엔 이원석이 있었다.

이원석은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다. 시즌 도루도 1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강영식이 초구를 던지는 사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공을 놓치기도 했지만 포수 강민호가 던져봐야 충분히 세이프 될 타이밍이었다. 그만큼 강영식이 완전히 투구폼을 빼앗겼다.

강영식은 이원석을 전혀 견제하지 않았다. 발이 느린 선수인 만큼 뛰지 않을 거란 계산을 한 듯 보였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서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가점이 절실했다. 반대로 롯데는 두산의 득점을 반드시 막아야 했다.

그러나 강영식은 너무 쉽게 이원석을 2루로 보내줬다. 강영식은 견제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올시즌 9개의 도루를 내주는 동안 잡아낸 것은 3차례에 불과했다.

견제 능력이 갑자기 좋아질 순 없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처럼 큰 경기서는 최대한 누수를 줄일 수는 있다. 잦은 견제를 통해 주자를 묶어 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자의 발 빠르기는 두번째 고려 대상이다. 두들긴 다리도 다시 두드려 봐야 하는 것이 바로 단기전 승부다.

물론 이원석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실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좀 더 깔끔하게 이닝을 매조지할 수 있었다.

쐐기 스리런을 허용한 9회초 상황도 무척 아쉽다. 1사 2,3루. 투수 임경완은 타석의 정수빈을 상대로 볼 카운트 0-3로 몰렸다.

그리고 4구째 던진 싱커(134km)가 가운데로 몰려 들어가며 정수빈에게 벼락 같은 우월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스포츠 서울 관전평을 위해 사직 구장을 찾은 박영길 전 롯데 감독은 "친 정수빈이 정말 잘 노려쳤다. 하지만 임경완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차라리 1루를 채우던지 아니면 스트라이크를 던지더라도 좀 더 신중하게 어려운 코스로 던졌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1점이면 승부가 기울어지는 상황이었다. 그 어느때보다 집중력 있는 승부가 필요했다. 포스트시즌에선 '늘 하던대로만' 하면 안된다는 건 롯데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주(注) : 결과론과 가정(if)은 결과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결과만 놓고 따져보면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과론은 야구를 즐기 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모두 감독이 되어 경기를 복기(復棋) 할 수 있는 것은 야구의 숨은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만약애(晩略哀)는 치열한 승부 뒤에 남는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합니다.

만약애(晩略哀)는 '뒤늦게 둘러보며 느낀 슬픔'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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