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관장의 ‘미래G2’ 인도경제 돋보기]인류사 최초실험 ‘14억 인구’ 3주간 통금

⑥25일부터 3주간 ‘국가 봉쇄·전국민 이동 금지령’
역사적 교훈·의료생활 수준·리더십이 복합된 결정
우리 기업 공장·사무실 전면 폐쇄 및 자가 격리중
  • 등록 2020-03-30 오전 12:10:00

    수정 2020-03-30 오전 12:10:00

[김문영 KOTRA 뉴델리무역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인구 14억명의 인도가 3월24일 자정을 기해 향후 3주간 전 국민의 이동을 금지하며, 자택 격리하는 국가봉쇄로 전격 전환했다.

지난 25일 새벽부터 인도 전역에 걸쳐 약국, 병원, 식료품, 주유소 등 생존 필수분야를 제외한 모든 상점, 사무실, 공장, 식당이 문을 닫았다. 현재 화물기를 제외하고 국제선은 물론, 인도 국내선 여객기의 이착륙이 동결되고 도시 내, 도시 간 대중교통과 인도 내 주요 물류도 현재 동결됐다.

평소 자동차와 릭샤(삼륜 오토바이)가 뒤엉켜 홍역을 앓던 주요 도로와 길거리는 소와 개들이 활보하고 인적이 거의 끊긴 영화 속 유령의 도시가 현실로 다가와 있다.

인도 총리의 대국민 담화가 발표됐던 지난 24일 바이러스 들불이 전 세계로 옮겨 갈 때, 인도 내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19명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미국, 유럽연합(EU)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이 정도 상황에서 14억 인구 국가가 전국적 단위에서 3주간 국가봉쇄와 통금, 자가격리라는 세계사에 유례 없는 초강경책을 쓴 이유는 역사적 교훈과 인도의 의료·생활 현주소, 정치적 리더십이 복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1차 세계대전이자, 인도가 대영제국하에 있던 1918년 여름, 전 세계 1억 여명의 사망자를 가져온 스페인 독감 사태 당시, 인도 서부의 관문, 봄베이(현재의 뭄바이)로 상륙한 이 바이러스는 4개월 만에 당시 인도아대륙 인구의 약 7분의 1인 1400만명 내외의 목숨을 앗아갔다.

1992년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 제2의 도시, Surat시에 창궐한 전염병 당시, 초기대응 실패와 유언비어로 수백만 시민이 아비규환을 경험했다. 당시 구자라트주에서 정치 수업 중이던 중년 모디가 목도했던 사건이다.

현재 인도의 인구는 14억명으로 중국에 버금간다. 또 1인당 평균소득은 약 2000달러, 전체 GDP는 약 3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인도는 전체 부의 60% 가까이를 상위 1%를 차지하는 데 반해 하위 70% 인구가 전체 부의 5%를 나누어야 하는 빈부격차 극심 국가다. 중국, 미국, EU에서 진행되는 현재의 확진세가 현 인도의 의료여건과 밀집된 주거환경 하에서 발생할 경우, 지구적 재앙이자, 모디 총리가 언급했듯이 인도는 21년 후퇴한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이다.

총리 모디는 47년 독립 후 인도 정치계를 지배한 네루를 위시한 브라만 상류층 출신이 아니다. 졸업 후 구자라트 암다바드시 역전 앞 길거리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던 짜이(차)점을 잠시 도왔던 상인가문 출신이다.

해서 서민의 아픔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안다. 실용적이며 대중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안다. 관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안다. Make In India, Clean India, Digital India, 100대 Smart City, 15년내 국민소득 4배 증가 등 국민에게 던지는 공약과 메시지도 명쾌하고 매력적이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연설능력에 청렴하면서도, 신문 면의 조끼(모디 조끼)는 같은 것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옷이 나타내는 이미지 정치를 누구보다 잘 활용한다.

독립 인도의 아킬레스건인 Jammu&Kashmir주 특수지위 철폐 및 시민법 개정, 화폐개혁과 간접세 통합 조치 등은 그 찬반과 효과를 떠나 인도 독립 후 가장 강력하고 카리스마틱한 정치지도자라는 모디가 아니면 불가능했고, 이번 3주 국가봉쇄 및 자가격리 조치도 그 연장선이다.

코로나 여파로 삼성전자가 구축한 세계 제1의 스마트 폰 공장, 세계 제1생산을 목표로 구축하던 현대기아차 자동차공장, 인도 신부의 제1의 혼수품이던 LG전자 가전제품 공장 등 인도에 입지를 둔 700여개 우리기업과 공장이 멈추어 섰고, 자가 격리 중인 1만2000여명의 우리 교민, 주재원, 공관도 이 난국 돌파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1992년 전염병 홍역을 치렀던 Surat은 이제 세계 다이아몬드 가공의 90%를 가공하고 인도 섬유산업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 제1의 가장 청결한 도시로 탈바꿈했다.

지금 인도란 14억 인구 대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류사적 실험이 성공리에 끝나, 더 안전하고, 더 커진 G2, G3 예정로로 회귀하기를 기원한다.

김문영 코트라 뉴델리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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