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정보 취약성 드러낸 ‘김정은 신변이상설’

  • 등록 2020-05-04 오전 5:00:00

    수정 2020-05-04 오전 5:00:00

건강이상설이 나돌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드디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절이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는 장면이 북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그는 준공식에서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거나 간부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이로써 지금껏 20일 동안의 공식석상 두문불출로 사망설까지 제기됐던 온갖 추측을 일거에 날려버렸다.

그의 신변 이상설을 둘러싼 이번 혼란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확대재생산한 일부 북한전문 소식통의 책임이 크다. 그가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계기로 보수진영 소식통을 중심으로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것이다. 특히 탈북자 출신인 태영호·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자는 ‘위중설’과 ‘사망설’을 거듭 제기함으로써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 이른바 ‘가짜 뉴스’ 확산으로 북한 정세파악과 관련한 불확실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셈이 돼버렸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 체제의 가변적이며 비상식적인 행태가 또다시 확인됐다는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고 지도자의 개인적인 결정에 따라 언제라도 예외적인 사태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껏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여러 차례나 핵폐기를 약속하고도 번번이 지키지 않은 데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더욱이 어제는 북한군이 강원도 비무장지대에서 우리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우리 정부가 남북 간의 동해북부선을 연결하겠다며 며칠 전 가진 행사는 안중에도 없다는 투로 여겨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북한 내부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깥에서는 좀처럼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특히 북한의 핵무장이 현실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북 정보 취약성이 여전하다는 것은 문제다. 미국도 정찰위성에 의존할 뿐 한·미 간의 정보교환으로 부족한 틈새를 겨우 메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래서는 북한에 정말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인 수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가 던져주는 또 다른 시사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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