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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는 2일(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정은이 인생을 돌아보며 쓴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모든 삶에는 전환점이 있고, 선택의 갈림길이 있다’고 글을 시작한 이정은은 “나는 9살에 골프를 시작했고 티칭프로이신 아버지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며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트럭을 운전하셨는데 네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으셨다”고 털어놨다.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불편한 몸에도 직접 장애인용 승합차를 운전하며 이정은이 국내에서 활약할 때 운전기사 역할을 했고, 대회가 시작되면 휠체어를 타고 코스에 나와 딸을 응원했다.
이정은은 “그때 어렸던 나는 아버지가 결정한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며 “당시 아버지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수도 있었고 인생을 포기하셨을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5살 때 다시 골프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글을 통해 밝혔다. 그는 “15살 때 다시 골프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었고 티칭프로를 목표로 했다”며 “골프를 잘하게 되면 순천(이정은의 고향)에서 티칭프로로서 좋은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다시 골프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게 골프를 다시 시작한 이정은은 17살 때 삶의 전환점과 마주했다. 그는 “17살이 되었을 때 서울의 유명한 감독님께서 학교와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골프 아카데미에 들어오라고 제안하셨고 그게 나의 첫 번째 갈림길이었다”며 “휠체어에 앉아 계신 아버지와 떨어지기 싫었고 두려웠지만 움직이기로 결심했다”고 자신의 골프 인생이 바뀌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 뒤 이정은에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전국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기 시작했고 19살 때 KLPGA 투어에서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6번째 선수가 됐다.
이정은은 “그 후 나는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KLPGA 투어 2년 차 때는 4번이나 우승했고 상금왕이 됐다”며 “그해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 참가해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를 경험했다”고 새로운 세상과 마주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정은은 처음 참가했던 US여자오픈에서 5위를 했고, 그날 더 큰 꿈을 꿨다. 이정은은 “2018년 KLPGA 투어에서 2승을 했고 다시 상금왕을 하면서 내 인생의 또 다른 갈림길과 마주했다”며 “한국에 머물면서 우승하고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경기하며 가족과 함께 편하게 생활할 것인지, 아니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LPGA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뒤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혔던 이정은은 “모든 연설을 마친 후, 압도될 만큼 큰 박수를 받아 눈물이 났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쉽거나 편하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길은 늘 그렇다. 이제 24살밖에 되지 않은 내가 오래전에 배운 교훈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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