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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코로나 지원, 추경 없이도 SOC 구조조정으로 30조 가능”[만났습니다]①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책 30조원 제시
"607조원 중 재량지출 10% 구조조정하자"
"생선 눈알이 진주 가리는 시대…참담하다"
  • 등록 2022-01-19 오전 6:00:00

    수정 2022-01-19 오전 8:40:32

[대담=김성곤 정치부장, 정리=김보겸 기자] 판자촌 출신에서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내며 ‘흙수저 신화’를 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의 상징색은 녹색이다.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지난달 창당한 새로운물결의 색깔이지만, 거리 유세를 나설 때면 그 흔한 녹색 패딩도 입지 않는다. 파란 목도리를 한 김 후보가 시민인사에 나설라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인지도와 지지율도 거대 양당 후보에게 밀린다. 승산 없어 보이는 싸움에 매달리는 이유는 하나다. 좋은 정책을 내면 언젠가는 유권자들이 알아줄 것이란 기대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물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대선도전 5개월차 정치신인인 김 후보의 서울 영등포 선거캠프는 소수정예로 꾸려져 활기가 넘쳤다. 절반가량이 20대 청년들로 채워진 캠프에선 김 후보 홍보 영상 회의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달 19일 창당 당시 7700명이던 당원은 한 달도 되지 않아 1만2000명대로 훌쩍 늘었다.

경제관료 출신답게 김 후보는 코로나19 해법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대답했다. 올해 예산 607조원 중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재량지출 가운데 5~10%를 구조조정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보상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코로나19 위기가 언제 끝날 지 모르니,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마련한 돈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자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이 방법은 재정을 꿰뚫는 사람만 내놓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양강 대선 후보들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도 쏟아냈다. 김 후보는 네거티브로 흐르는 대선 정국과 관련, “물고기의 눈과 진주가 섞여서 구분이 안 되는 ‘어목혼주(漁目混珠)’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진주(珠)를 찾아야 하는데 물고기 눈(漁目)과 섞여 혼동되는 것이 지금의 정치판이라는 것이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물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다음은 김 후보와 일문일답.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인가.

△아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나 1997년 IMF 위기 때에는 정말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놔야 할 정도로 바빴다. 다만 바쁜 일의 성격은 좀 다르다.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사람을 만날 때 신경전을 벌이거나, ‘저 사람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까’ 의식해야 하는 점이 신경 쓰인다.

-정치에 뛰어들고 후회한 적 있나.

△전혀 없다. 특히 서울시장 출마부터 국무총리 제의를 받았을 때 주저 없이 거절했는데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여야 거대 양당 후보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 있다.

△가짜가 진짜를 가리고 있다. 어떻게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됐을까 싶다. 과연 국민들이 보기에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후보가 있나.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경제공약을 발표하고 있는데 두 사람 이름을 바꿔도 모를 것 같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퍼주기’ 비판 하다 이제는 한 달 100만원 부모수당 공약을 한다. 이 후보는 소위 ‘5·5·5(세계 5강,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 5000)’라고 보수 주장에 딱 맞는 얘기를 한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물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양강 후보의 경제공약 실현 가능성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특히 이 후보가 주장하는 성장은 이명박 정부의 ‘7·4·7(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권 선진대국)’ 같은 기시감이 있다. 앞으로는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성장을 해야 한다.

-대선에서 시대정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맞다. 그냥 표를 얻기 위한 단편적인 포퓰리즘의 난무다. 그게 제일 고민이다. 대통령 당선 이후 그런 공약을 추진한다고 할 때 어떤 일이 생기겠나. 저번 정부를 비판하고 고소하고 싸움질하고 그 이상의 실수와 실패가 반복될 것이다.

-김동연이 생각하는 코로나19 극복 방안은.

△가장 급한 건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있는 취약 계층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일이다. 이 후보가 ‘기재부 관료들 책상머리 때문에 보상안 진척이 안 된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다. 정치인이 일머리가 없는 것이다. 어느 재정관료가 50조 100조 국채 발행으로 추경하자고 앞장서겠나.

나는 방법도 제시했다. 올해 예산 607조원 중 절반이 재량지출인데, 그중에서 5~10%를 구조조정하면 최대 30조원이 나온다. 금년도 예산 규모는 변동하지 말고, SOC(사회간접자본)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사업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들, 다들 입으로는 소상공인 지원하자 하면서 전부 자기 지역구 사업 늘리는 것 문자를 받아본 적 있지 않나.

국회의원들이 솔선해야 한다. 그 돈으로 소상공인 지원하고, 부족하면 그 때 국채발행 하자는 것이다. 재정건전성도 지키는 방안이다. 이 물꼬를 터주지 못할망정 공무원한테 ‘추경 왜 빚내서 안 하느냐’ 비난할 게 아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물결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비슷한 해법을 내놓는 사람이 있었나.

△못 봤다. 이 방법은 재정을 꿰뚫는 사람만 내놓을 수 있다. 재정건전성 얘기하는 이유는 돈 아까워서가 아니다. 코로나19가 2025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데,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음 실탄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당분간 재정건전성을 최대한 건드리지 말자는 얘기다.

-지금 대선주자들이 해야 할 일은.

△지지층이 원하는 것 해 주겠다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같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얘기를 해야 된다. 자기 진영에서의 금기를 깨는 것이다. 진보는 노동자 측에 노동유연성을 양보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보수는 경영자 측에 노동안정성을 제고하자고 해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 거꾸로 진보가 재계한테 노동안정성, 정규직 전환, 실업급여 상승을 요구하거나 보수가 노조한테 노동유연성 확대하자 하면 끝없는 평행선이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인터뷰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정 운영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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