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상조직, 대내협상 능력도 중요하다

통상 이관 갈등, 대외협상도 중요하나
이해관계자간 소통 및 부처간 이견·중재 능력도 중요밥그릇 싸움 아닌 합리적 선택 위한 논의되길
  • 등록 2022-04-06 오전 6:30:00

    수정 2022-04-06 오전 6:30:00

[임정빈 서울대 교수·한국농업경제학회장]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상기능을 어느 부처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부조직 개편안 작업과정에서 통상기능을 어느부처에 귀속시키느냐가 쟁점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과 같이 기업과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있는 부처가 통상교섭 업무를 계속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대외무역 지향적 경제발전이 불가피한 입장에서 산업정책과 연계한 통상교섭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외교·안보정책의 틀에서 통상교섭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미·중간 패권경쟁, 코로나19, 환경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교·안보와 연계된 통상정책 추진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산업을 잘 아는 부처가 통상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나 변화하는 국제환경에서 외교·안보·통상업무를 연계하여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산업통상이냐 혹은 외교통상이냐에 대한 대부분의 주장과 논리가 대부분 효율적 대외협상 추진 능력에 초점을 둔 형국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농업통상 이슈를 연구해 온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바람직한 통상조직은 대외협상뿐만 아니라 대내협상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FTA와 같은 통상협상은 속성상 상대국과의 대외협상이라는 측면과 함께 국내 이해부문간 대내협상이라는 양면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괄적 분야에 걸친 통상협상은 대개 여러 분야에 걸쳐 협상대상국간 주고받기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 결과 불가피하게 경제주체나 부문별로 이해득실이 상이하게 나타나므로 원천적으로 사회적 논쟁과 갈등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예컨대 얼마전 개최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신청 관련 공청회에서 대표적 피해예상 산업인 농수산업 부문의 생존권차원의 반발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즉 FTA와 같은 통상협상 추진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취약산업의 반발과 사회적 갈등은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를 어떻게 원만히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이런 측면에서 통상기능을 어느부처가 맡든 간에 한 나라의 통상조직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익을 극대화하는 대외협상 능력과 함께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및 부처간 이견 조정·중재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국내적 수용성 제고를 위한 대내협상 능력은 통상정책의 원활한 추진뿐만 아니라 대외협상력도 높일 수 있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통상질서는 과거와 달리 단순히 경제통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다양한 지정학적 문제 등 다양한 돌발 이슈에 대한 다면적 고려가 필요한 위중한 시기이다. 통상기능 관할권을 둘러싼 부처간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어떤 형태의 통상조직과 형태가 미래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지를 먼저 심도있게 분석한 후, 합리적 선택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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