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SK와 삼성은 2010시즌 최강팀이다.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시즌 막판을 양강 구도로 재편했다.
전문가들은 두 팀이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SK는 철저한 전력분석을 바탕으로 상대의 헛점을 파고드는 집중력이, 삼성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막강 불펜이 힘이라는 분석이다.
맞는 말이다. SK와 삼성의 전력을 이야기하며 이 두 가지 포인트를 빼놓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반화된 분석이 두 팀에게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SK', '삼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의미다.
SK는 낯선 투수에게 약하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에게는 이렇다 할 위압감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당하는 경우가 많다.
SK는 이 세명의 투수와 처음 상대했을 땐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김수완에겐 데뷔 첫 완봉승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SK의 변신은 정말 모든 것이 철저한 전력 분석의 힘이었을까.
SK 전력분석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의 타격 페이스가 나빴을 때 걸렸다가 최근 우리 타자들이 감이 좋아지면서 해법이 생겼던 것"이라고 했다.
한 관계자는 "물론 처음 상대할 때보다 두번째 만나면 전력 분석에 대한 감이 잡히며 노림수가 좋아지게 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타자들의 페이스가 좋아야 한다. 또 좋다고 해도 상대 투수의 구위가 더 좋으면 이기기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야구계에서 'SK'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갖고 있는 파워를 말하는 것이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그는 "SK는 강팀이다. 또 강팀이라는 이미지가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 때문에 상대팀이 실수(실투)가 잦아진다. 또 그걸 놓치지 않고 잘 파고드는 팀이 SK"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도 비슷한 케이스다. 삼성은 5회까지 앞선 경기서 아직 단 한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50경기 연속 승리중이다.
삼성 불펜은 확실히 강하다. 안(지만)정(현욱)권(혁)으로 이어지는 불펜라인은 말 그대로 승리 방정식이다.
그러나 매일 좋은 결과일 수는 없다. 이들도 경기를 내줄뻔 한 고비가 여러차례 있었다. 삼성은 올시즌 모두 9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중 권혁이 3번으로 가장 많다.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SK(8번)보다 한번이 더 많다.
삼성 불펜도 승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후 승부서 경기를 뒤집으며 패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만큼 타선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불패의 기록은 상대팀에게 이미 심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삼성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KIA 한 선수는 "지난번 삼성과 경기는 우리의 4강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승부였다. 하지만 매 경기 부담이 컸다. 삼성에 선취점을 먼저 빼앗기면 무조건 진다는 위기감이 강했다. 때문에 경기 초반부터 밀리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4강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정말 어려운 승부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SK와 삼성은 지금까지 많은 땀을 흘리며 지금의 영광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땀이 만든 브랜드 이미지는 그들이 좀 더 잘 나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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