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상생'… 보유 후보물질 25만종 모두 공개한 글로벌 제약사

25만여종 후보물질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
원하는 연구진 제안하면 적극 협력
상용화 이익 나눠…직접 개발 안 해도 신약개발 효과
  • 등록 2019-04-12 오전 6:00:00

    수정 2019-04-14 오전 10:29:34

아스트라제네카 오픈 이노베이션 홈페이지.(사진=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후보물질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개발 과정에 돌입하기 전에는 공개하지 않는 게 업계 불문율이다. 그런데 한 글로벌 제약사가 자사의 후보물질을 모두 공개해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과 스웨덴의 합작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2014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 홈페이지에 25만여개의 후보물질을 모두 공개해 놓고 있다. 단순히 후보물질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각 후보물질의 특성, 처음 예상했던 적응증, 지금까지 진행한 연구결과, 안전성 정보 등을 감추지 않고 공개한다.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임상1상 35개, 2상 28개, 3상 26개, 허가단계 11개 등 100개의 파이프라인만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모든 후보물질을 직접 연구하는 것보다는 우선순위에 따라 직접 연구할 것과 협력할 것을 나누어 외부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면 후순위 후보물질들도 직접 연구하는 것보다 더 빨리 상용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항암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직접 연구하고 나머지 다른 질환 치료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을 앞당기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가진 25만여개의 후보물질 중 직접 개발하기를 원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이나 연구소가 공동연구를 제안하면 아스트라제네카 내부 논의를 거쳐 공동연구 여부가 결정된다. 이 때 개발권, 비용 등에 대해서는 협의를 거쳐 계약이 이루어지며 이후 회사가 가진 후보물질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보유한 모든 후보물질을 신약으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자사가 가진 후보물질과 설비시설, 신약개발 경험에 외부 연구진의 질환정보, 의료기술, 환자 정보 등을 더해 협업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외부 연구진의 제안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4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암극복을 위한 MOU를 체결해 매년 국내 연구진의 연구를 지원한다. 항암분야 연구과제 중 매년 4건을 선정해 연구지원금을 제공하고 이들 연구진이 필요한 후보물질을 전임상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20개의 항암 신약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며 지금까지 유럽임상종양학회, 미국암연구학회 등 유수의 학회에서 7건의 연구결과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표됐다.

이에 대해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제약사들이 후보물질을 극비사항으로 취급해 외부에 공개를 안 하면 오히려 활용가치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적으로 하기 보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게 이익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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