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희의 이게머니]해상운임 오름세 꺾였지만, 여전한 물류 적체

10월초 최고 찍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둔화 조짐
3분기 극성수기 지나 비수기인 4분기로 진입한 영향
트럭·인력·컨테이너박스 부족…운임 안 떨어진단 전망도
"물류 적체난, 최소한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 등록 2021-11-23 오전 7:15:19

    수정 2021-11-23 오전 7:15:1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하반기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0월을 고점으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컨테이너 수입의 40%를 처리하는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항구에선 물류 적체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2월 초 중국 춘절 등을 고려하면 항만 물류 적체는 최소한 내년 2월까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상 운임료가 예년 수준으로 떨어지기 위해선 2년이 걸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제시된다.

SCFI, 사상 최고점서 2% 하락…물류난은 지속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SCFI는 10월8일 4647.6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후 11월19일 4555.21로 2% 가까이 하락했다. 10월 이후로는 주간 단위로 소폭 오를 때도 있지만 고공행진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1년 전(작년 11월20일 기준 1938.32)과 비교하면 무려 2.4배 오른 것이라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다.

(출처: 한국관세물류협회)


KB증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LA항까지의 컨테이너 평균 운임료는 9월말 40피트당 12만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최근 10만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료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3분기 극성수기가 지나간 영향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상 3분기는 연말 성탄 시즌 등에 물량이 급증하는 극성수기이고 4분기는 비수기에 속하는데, 코로나19 이후 이런 패턴들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3분기보다 나아졌으나 4분기는 비수기임에도 물량 적체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극성수기 때보단 운임료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물류 적체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스위스 물류업체 퀴네앤드나겔은 10월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0척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항구 밖에 정체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 대비 두 배 수준이다.

미국에선 항만 물류 적체 해소를 위한 대책이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LA항과 롱비치항을 연중 무휴로 운영하고 항구에 컨테이너가 6일 이상 체류했을 경우 컨테이너 한 개당 일일 100달러의 벌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LA항과 롱비치항에 적체된 화물은 고점 대비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 물류 전문업체 아메리칸시퍼에 따르면 LA와 롱비치항에서 5만8900개의 컨테이너가 벌금 부과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LA항에는 지난 주 8만4000개의 컨테이너가 대기 중인데 이 중 4만개가 9일 이상 적체된 물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LA항과 롱비치항에서 2주 이상 하역을 위해 대기하는 선박은 80척에 달한다.

이러한 벌금 조치 등은 물류난 해소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게 해운업계 설명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물량을) 빼낸다고 해결될 게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를 옮길 트럭들이 부족하고 트럭기사는 물론 항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부족하다”며 “항만 인근 해역에 떠 있는 선박들은 컨테이너 박스가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박스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상자를 트럭으로 옮기는 경우엔 9일, 철도로 옮기는 경우엔 6일 이상 대기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부산에서 미국으로 가는 정기선은 미국까지 통상 2주면 가는데 미국 항만에서 일주일 이상 대기를 하고 있다”며 “왕복으로 6~7주 걸리는데 이마저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항만 물류 적체는 적어도 내년 2월까지 지속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내년 중국 춘절이 2월 1일인데 춘절 전후로 1~2주간 공장 가동을 멈추는 곳이 많기 때문에 춘절 연휴 이전에 물량을 밀어낼 것이라 물류 적체가 심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퀴네앤드나겔은 물류난이 최소 내년 2월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년 수준의 운임료 복귀는 2년 걸릴 듯

항만 물류 적체가 장기화하면 물가가 상승하고 산업생산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재료 등을 수입해 제조하는 입장에선 원재료를 받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고 운임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생산 원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엔 생산을 줄이거나 생산 비용이 오른 만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수밖에 없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 급등이 지속하면 2023년까지 세계 수입 가격이 11% 오르고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1.5% 상승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컨테이너 운임이 10% 상승하면 미국, 유로 지역의 산업생산이 1% 이상 감소하고 중국은 0.2%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관건은 컨테이너 운임이 언제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덴마크 해운조사기관 씨인텔리전스는 SCFI가 정상화되려면 18~2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과거 하락기간 당시 주간 평균하락률 -0.4~-0.9%를 고려해 추정된 수치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운임료는 항만 인프라 품질, 무역 촉진 환경 및 정기선과의 운송 연결성 등 구조적 측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인프라가 개선되면 세계 평균 항만 운송 비용이 4.1%, 무역이 촉진되면 3.7%, 정기선과의 항만 연결성이 개선되면 4.4%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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