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엿새째 하락..주간 `연중 최대낙폭`

나스닥 1%대 약세주도..유로존 우려 탓
페이스북 상장..널뛰기후 공모가수준 마감
  • 등록 2012-05-19 오전 5:07:05

    수정 2012-05-19 오전 5:07:0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하락했다. 다우지수 기준으로 벌써 엿새째 하락세다. 주간으로는 올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북 상장은 개별 이슈에 불과했고, 여전히 유로존 우려에 시장은 짓눌렸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대비 73.11포인트, 0.59% 하락한 1만2369.38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9.64포인트, 0.74% 떨어진 1295.22를, 나스닥지수도 전일대비 34.90포인트, 1.24% 낮은 2778.79를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3대지수는 일주새 3~4%씩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올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스페인의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가 17년만에 최고수준까지 커지고 있고 유럽연합(EU) 고위 관료가 처음으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대비책을 언급하는 등 유로존 불안은 여전했다. 오후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에 유로존 잔류를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독일 정부가 이를 부인했고 그리스 정파들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인터넷과 IT업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나스닥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페이스북도 당초 기대와 달리 널뛰기 양상을 보이며 시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대부분 업종들이 부진했지만, 특히 기술주와 금융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이동통신주는 그나마 강한 편이었다. JP모간체이스는 추가 투자손실 우려감에 1.30%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거의 10%나 하락하고 말았다.   역사적인 데뷔식을 치룬 페이스북은 5억주를 훌쩍 넘긴 거래량 탓에 주가가 장중 내내 오르다 보합권으로 떨어지는 널뛰기를 이어갔다. 결국 주가는 공모가대비 강보합권인 38.2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런 탓에 페이스북의 후광효과를 누렸던 관련 소셜미디어업체들의 주가도 차익매물에 시달렸다. 링크드인과 그루폰이 5~6%대, 징가와 옐프는 각각 12~13%대의 급락세를 경험했다. 첫날 페이스북 거래를 30분이나 지연시킨 나스닥OMX그룹도 4.39%나 추락했다.   반면 야후는 알리바바 보유지분 40% 가운데 절반을 되팔 것이라는 소식에 3.70% 상승했고 앤 테일러의 모회사인 앤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3% 이상 올랐다. 역시 좋은 실적을 낸 풋 라커가 8%대의 상승률을 보였고, 경쟁사인 브라운 슈도 26% 가까이 폭등했다.

◇ 피치, 그리스 5대 은행 등급도 동반 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에 이어 그리스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무더기로 강등했다.

이날 피치사는 그리스 최대 은행인 내셔널뱅크를 비롯해 알파뱅크, EFG유로뱅크, 피레우스뱅크, 그리스 농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CCC`로 내렸다. 이는 전날 유로존을 탈퇴할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그리스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다.

그리스 농업은행에 대해서는 등급을 내리면서 기존 `부정적 관찰대상`에서 제외했고 나머지 은행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등급 전망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날 피치는 평정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에 계속 잔류하지 못할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그리스 은행들은 국채교환에 참여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냈지만, 유로존으로부터 받기로 한 500억유로의 자본확충 지원금은 아직까지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페이스북, 상장후 널뛰기..매매불통도

인터넷업계는 물론 IT업종 사상 최대규모의 기업공개(IPO)로 시장 관심을 집중시킨 페이스북이 이날 나스닥시장에 데뷔했다. 그러나 주가는 널뛰기 양상이었고 `소문난 잔치`답지 않게 출발부터 다소 삐걱거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전 11시 정각에 종목코드 `FB`로 거래를 시작하기로 했던 페이스북의 주가는 예정된 시간에도 공모가격인 38달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나스닥OMX그룹측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거래 개시가 5분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알렸지만 실제 30분이 돼서야 거래가 시작됐다. 거래 주문을 내는데는 이상이 없었지만, 이를 정정하거나 취소하는데 오류가 생겼다.

페이스북의 개장가는 공모 확정가인 38달러보다 5달러, 12%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43.00달러였다. 최고 45달러까지 올라간 주가는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공모가대비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주가 널뛰기는 개장초부터 쏟아져 나온 매물 탓이었다. 공모가나 개장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된데다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탓에 차익매물이 쏟아졌고, 거래가 개시된지 30분도 안돼 이미 거래량은 2억주를 넘어 이날 5억주를 훌쩍 넘었다.

◇ EU집행위원 "그리스 유로존 이탈대책 있다"

유럽연합(EU)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한 대책을 이미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카를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벨기에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것을 대비해 이미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1년반 전만해도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 그 충격에 따른 도미노 효과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탈에 따른 비상대책이 작동될 수 있는 체제를 이미 갖추고 있는 만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처럼 EU 고위 관료가 직접 그리스의 탈퇴 대비책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측은 그같은 대비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대비책에 대해 "우리는 그리스가 계속 유로존에 남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런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다음달 17일 치뤄지는 재총선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를 높일 수 있지만, 이후에도 EU는 그리스에 긴축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야후, 알리바바에 보유지분 절반 되판다"

야후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지분 40% 가운데 절반을 알리바바측에 70억달러에 되팔고, 이를 활용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산하의 IT전문지인 올씽스디지털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야후가 알리바바측과 지분을 되파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협상 최종 타결이 오는 21일쯤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그동안 야후측에 자사 주식을 되팔라고 요구해온 알리바바의 뜻을 수용해 야후가 보유 지분 40% 가운데 20%만 70억달러 수준에서 매각키로 했다. 야후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거나 상황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알리바바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시점에 야후는 나머지 20% 지분 가운데 또다시 절반인 10%를 매각하고 10%만 계속 보유하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자회사들이 홍콩증시 등에 상장해 있지만 알리바바는 아직 상장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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