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건설사 회사채 `러시`…신용등급도 `高高`

건설사 회사채 발행 1.4조…흥행 성공에 잇단 증액발행
선제적 자금조달…"업황 악화에 대비해 자금 비축 나서"
금리매력 부각…신용도 개선으로 투자부담도 덜어
회사채 랠리 지속…"개별 신용위험도 면밀히 살펴봐야"
  • 등록 2019-04-15 오전 5:50:00

    수정 2019-04-15 오전 5:5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올해 회사채 시장이 이례적인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잇단 회사채 발행이 눈에 띈다. 건설업은 올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연초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부담도 덜게 됐다. 다만 금리에만 주목하기 보다 회사별 리스크 대응능력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건설사 회사채 발행 1.4조…선제적 자금조달 나서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지난 9일 진행한 6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 59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발행액을 당초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렸으며, 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보다 0.75% 낮은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현대건설·롯데건설·한화건설 등도 모두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렸으며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은 각각 800억원에서 1500억원,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액했다. 태영건설(1000억원)과 한신공영(990억원)도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액을 두 배가량 늘렸다. 여기에 대우건설·쌍용건설 등의 사모채 발행까지 합치면 올 들어 건설사들은 1조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금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향후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년 만기 회사채(AA-기준) 금리는 지난해 10월 2.4% 수준에서 이달 2.1%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줄어든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서둘러 자금을 채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 업종은 올해 주택경기 하강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사업환경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정점을 찍은 건설사들은 올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금 투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분양률 하락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부담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을 비축해 놓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동성의 힘` 잇단 흥행…신용도 개선으로 부담 덜어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떠밀고 있다. 증시 부진 등으로 유동자금이 회사채 시장에 몰리면서 견고한 투자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올 들어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넘치는 자금은 우량등급이 아닌 A급 뿐만 아니라 BBB급도 오버부킹에 성공시키고 있다. 한신공영(BBB), 한화건설(BBB+) 등은 3~4%대의 고금리 매력이 부각됐다. 한신공영의 경우 1년6개월 만기는 4.5%, 2년 만기 회사채는 4.8%의 금리로 첫 공모채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근 건설사들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한화건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라크 비스미야 신도시개발사업(BNCP) 공사미수금 회수 등으로 차입부담이 완화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포스코건설도 송도개발사업 재개에 힘입어 신용등급(A)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김기명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등급전망 상향 조정으로 투자 부담을 덜게 됐다”며 “신용도에 대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면서 높은 금리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달 회사채 랠리 지속…“개별기업 신용위험 살펴봐야”

회사채 시장은 이달에도 강세를 이어가면서 수요예측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행 물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수요 우위의 수급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결산공시에 따른 발행 공백이 이달로 밀리면서 회사채 발행 확정 금액은 증액을 감안해 약 7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이달 활발한 수요예측과 함께 회사채 신용스프레드의 축소 재개 움직임이 예상된다. 건설채는 단기적으로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개인투자자는 은행 예금금리보다 매력적인 신용등급 BBB급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사태 등을 감안해 절대금리만 보고 투자에 나서기 보다 개별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등급전망이 긍정적이라 할지라도 시장 위축이나 자금 경색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건설사들의 실적이 좋아 신용등급 변동 요건을 충족했지만, 회사채 만기까지 향후 1~2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기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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