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바이오 feat. 코로나]너도나도 발담그기…"옥석가리기 필요"

진단키트 개발업체들 연일 주가 급등…씨젠 시총 3조 ‘쑥’
녹십자 자체 개발…2Q 백신·치료제 변곡점에 주목
수혜株 옥석가리기 필수…단기 실적개선 제한적
  • 등록 2020-04-01 오전 3:31:00

    수정 2020-04-01 오전 8:08:06

[이데일리 박태진 노희준 기자] 사례1. 씨젠(096530)은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시약)에 ‘올인’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올플렉스’의 품질 향상과 유지를 위해 40여개 진단시약에 대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진단수요가 폭증하면서 100명의 연구개발 인력까지 코로나19 진단시약(Allplex 2019-nCoV Assay) 개발에 모두 투입했다.

사례2.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책 과제 공모에서 탈락한 GC녹십자(이하 녹십자(006280))는 최근 독자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녹십자는 합성 항원(서브유닛)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한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중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탐색단계에 있다. 이후 후보물질이 정해지면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대량으로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제약·바이오업체들은 물론 의료기기 제조업체들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진단키트와 치료제, 백신 개발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면서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높아진 와중에도 관련 업체들의 주가지수를 대변하는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20일을 기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제약·바이오주가 실적으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퀀텀 점프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버블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무작정 제약·바이오주에 투자할 게 아니라 실제 개발성과가 있는지, 실적으로 연결될지 등을 따져보고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감염의 시대’ 호재성 뉴스에 주가 ‘쑥’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RX헬스케어지수는 3월19일 대비 46.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0.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또한 이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30일 종가 기준 209.2배를 기록해 2006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수가 급등한 것은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이 주목받은 데에 따른 것이다. 특히 씨젠의 경우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로 부각되며 이달 들어 급등했다. 3월 초만 해도 28위였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가 9일 7위로 뛰어오르더니 현재는 시가총액 3조원을 넘기면서 3위까지 꿰찼다.

이에 의료기기업체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잇달아 진단키트, 치료제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감염의 시대’에 이만한 호재성 뉴스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이오주 셀트리온과 신라젠 등의 주가도 급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책사업 협력사 선정에 모회사인 SK케미칼도 주목받았다.

실제 진단키트를 수출하면서 성과를 보여주는 업체도 늘고 있다. 체외진단 전문업체 수젠텍은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를 유럽과 아시아지역 총 6개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진매트릭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 공급계약을 맺었다. 랩지노믹스는 그리스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오상자이엘은 자회사 오상헬스케어를 통해 모로코와 루마니아에 각각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트로메딕도 진단키트의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진단키트의 수출이 늘면 해당 기업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진단키트는 한 두 개씩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대규모로 계약되는 제품인데다 수출도 가능해 관련 업체의 매출 성장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진단키트 공급사가 넘쳐나는 만큼 옥석가리기도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진단키트 효능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경쟁 심화에 수익성 악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진단키트 수요가 시간이 지나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자칫 경쟁심화는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개발초기 주가 변동성 주의해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예방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긴급국책과제 협력사로 셀트리온(치료제)과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를 선정했다. 정경태 질병관리본부 백신연구과장은 “하반기에는 ‘백신 실용화 사업단’으로 해서 비임상과 임상 진행을 지원하는 과제 공고가 나갈 예정”이라며 “다른 업체들도 독자개발한 후보물질이 있다면 비임상 및 임상 시험에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관 주도의 치료제 개발 연구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에 돌입했고, 엔케이맥스는 고려대 연구팀과 ‘슈퍼NK’ 면역세포치료제로 코로나19 응급임상에 나선다고 밝혔다. 녹십자도 자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치료제 및 백신 관련주들에 대한 접근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에선 아직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관련 임상에 돌입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국책사업 협력사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7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9월 중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개발단계는 초기 단계라 주가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단계까지 가더라도 바이오 기업들의 펀더멘털인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지 역시 불확실하다. 진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관련 임상 및 개발을 선언한 업체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 중 단기 내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업체들은 제한적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는 아직 없기 때문에 첫 번째 출시되는 치료제의 상업적 가치는 상당히 클 것”이라며 “그 주인공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하다 중단한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렘데시비르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중국에서 임상 3상, 미국과 한국서 임상을 진행 중이라 각각 4월과 5월 종료되는 임상 결과가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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