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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다른 어떤 세상으로 빠져드는 지점, ‘이곳’과 ‘저곳’을 가르는 그 접점이 있다면 아마 이런 모습일 거다. 평면이면서 울퉁불퉁한, 매끈하면서 균열을 품은, 흐르면서 거스르는. 녹색나무에 걸친 바람이 시원해 보이고 노랗고 빨간 풍선이 상쾌한 외관이지만 왠지 스산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지 않나. 어쨌든 여기는 작가 강홍구(64)가 눈에 담은 서울 선유도 ‘공터’란다.
작가는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린다. 이 두 매체가 한 공간에서 만나고 연결된다는 소리다. 어떻게? 촬영한 사진 위에 그림을 올리는 거다. 바로 ‘녹색연구-서울-공터-선유도’(2019)처럼 말이다.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캔버스에 흑백으로 출력한 뒤 아크릴로 색감을 덧입히며 그려낸, 한마디로 물감으로 사진 이미지를 덮었다고 할까.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원앤제이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녹색연구-서울-공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피그먼트 프린트·아크릴채색. 140×200㎝. 작가 소장. 원앤제이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