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인플레 자극하는 최저임금 인상

  • 등록 2022-06-23 오전 6:30:00

    수정 2022-06-23 오전 8:17:25

[라정주 (주)파이터치연구원장]왜 이렇게 물가가 크게 오를까?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요인이다. 이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돼 식품가격이 크게 올랐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요인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워진 국민의 생계를 안정시키고 소비를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여섯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사태로 영업활동에 제한을 받은 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추가 지원금이 지급됐다.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려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상승했다. 또 다른 요인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자장면, 라면, 김밥과 같은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는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인건비만큼 가격을 올린다. 결국 서민들이 먹는 음식가격이 인상된다. 2022년 최저임금은 5% 인상돼 시간당 9160원이 됐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9000원을 넘자 일반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가격은 만원 이하인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물가를 오르게 하는 주요 요인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사태는 외부적 요인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내부적 요인으로 정부에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문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초기에 최저임금을 2년에 걸쳐 약 29%나 인상시켜 여러 가지 문제를 낳게 했다. 현 정부에서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의 핵심수단이었던 최저임금 급상승의 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인상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어느 정도 인상해야 할 것인가?

여기서 고려할 사항은 최저임금 인상은 서민들이 먹는 음식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4월 기준 자영업자는 560만 3000명이다. 여기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6만 2000,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 24만1000명이다. 2017년 4월 대비 전자는 22만 6000명 줄었지만, 후자는 13만 4000 늘었다. 이는 2018년부터 2019년에 걸쳐 약 29%나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인건비 감당이 어려워 고용원을 해고하고 혼자 영업하는 자영업자로 전락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혼자 영업하는 자영업자라고 최저임금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식자재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식자재 유통과 관련된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분이 식자재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결국 혼자 영업하는 자영업자도 식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서민들이 먹는 음식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2018년부터 2019년에 걸쳐 약 29%나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처럼 늘어난 비용부담을 종업원 해고로 대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 힘든 상황 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인상을 촉진하여 결국 서민들만 더 힘들어지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물론 노동자의 최저생계 유지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도 고려해야 되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노동계에서도 이런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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