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산업계 시름 깊어져

구매수요 둔화에 내수가전 판매 부진…"하반기도 회복 불투명"
반도체·건설업황 악화에 정유·석화 내수량↓
명품이 이끌던 백화점 매출 상승세도 꺾여
중기 경영애로 사항 1위 '내수부진' 꼽아
  • 등록 2023-06-02 오전 5:40:00

    수정 2023-06-02 오전 5:40:00

[이데일리 최영지 김은경 백주아 기자] “올해 하반기도 힘들다고 봅니다. 민간 소비를 살리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재계 관계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과 내수경기 모두 부진을 거듭하면서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 소비가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가전과 정유, 석유화학, 유통업종의 경우 수요절벽으로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올 여름도 폭염이 전망되는 가운데 4월 초부터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휘센 타워II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기저효과·소비침체에 가전 판매 부진

내수부진은 가전제품 판매에 직격탄이었다.

삼성전자(005930) 가전제품 판매점인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운영하는 삼성전자판매의 지난해 매출은 3조4462억원으로 전년(3조7891억원)대비 9.1% 감소했다. LG전자(066570) ‘베스트숍’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 매출도 같은 기간 2조9540억원에서 2조6934억원으로 8.8%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전제품 교체수요가 활발했던 탓에 기저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여기에 더해 최근 소비가 급격히 둔화해 가전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하락, 대출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매매심리가 살아나지 못하니 올해 가전 수요가 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가전업계는 올해 여름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에어컨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과 LG가 제품 성능 경쟁뿐 아니라 상호 비방에 가까운 판매 경쟁에 나선 것도 실적 개선을 위한 절박함 때문이라는 업계 해석도 나온다. 냉장고와 에어컨은 여름 성수기에 맞춰 공장 가동률이 늘어난 상황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전방산업 악화 ‘직격탄’…정유·석화 내수량 감소

정유도 전방산업 악화로 내수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정유산업 내수 전망에 대해 전년(11억1400만배럴) 대비 0.6% 감소한 11억75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정유산업 내수량은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유를 중심으로 휘발유·경유·윤활유 수요는 확대됐으나 석유화학 산업 생산 축소로 석유제품 전체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요는 부진했다.

석유화학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석유화학 내수량은 지난해 1123만톤(t) 대비 8.7% 감소한 1015만2000t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반기 내수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국내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가와 전방산업 업황 부진에 따른 화학제품 중간재 수요 감소로 전년동기대비 12.6%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석유화학은 전방산업인 반도체와 건설 업황 악화에 따른 내수 감소세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 위축에 명품도 콧대 꺾여

유통·중기업계도 내수 부진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백화점 3사의 경우 지난 1분기에 롯데백화점을 제외하면 실적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 외형 확장에 기여했던 명품 브랜드 소비가 줄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롯데·신세계의 해외 유명브랜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했다. 2015년 1분기(-0.8%) 이후 8년 만에 역성장한 셈이다. 특히 2분기는 지난해 상품 판매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더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시기 ‘불황형 소비’ 흐름에 맞는 전략으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생활 밀착형 채널은 초저가 전략으로 취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1위 CU는 즉석밥, 라면부터 냉장, 냉동 등 다양한 라인업의 초저가 제품 ‘득템 시리즈’를 내놓았다. GS25는 자회사 쿠캣과 함께 반값 피자 등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론칭해 두부, 달걀 등 판매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도 지난달 경영애로사항 1위로 ‘내수부진’(61.2%)를 꼽았다. 4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1.9%를 기록해 전월대비 0.7%포인트, 전년동월대비 0.6%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내수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정유, 석유화학, 섬유 등 우리 주력산업 전망이 밝지 않다.(자료=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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