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 골목길·맛집에 色입혀…도시전체가 '창작공장'

성공사례탐방 26
도시문화콘텐츠기업 '어반플레이'
지역 고유의 명소·이야기 집중
전시·교육·문화공간으로 기획
공방골목 비엔날레 '연희, 걷다'
유명빵집 팝업전시 '나의 성심당' 등
문화 생산·소비 선순환구조 실현
플랫폼 전문미디어도 출시 계획
  • 등록 2016-03-04 오전 6:16:00

    수정 2016-03-07 오후 3:36:37

어반플레이가 기획·제작한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 어반플레이는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도시문화를 전시·교육·과학·공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도시문화콘텐츠기업이다(사진=어반플레이).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은 정부3.0이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바탕으로 국민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의 성과는 눈부시다. 4년간 총 260건의 창조관광사업을 발굴, 그중 170개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했다. 또 501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역이 가진 스토리와 콘텐츠에 집중하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김구 ‘백범일지’ 중).

문화가 곧 힘인 시대다. 문화가 곧 국가와 지역 경쟁력의 척도란 말이다. 일본의 요코하마, 영국의 게이츠헤드, 이탈리아 볼로냐 등이 대표적인 문화도시다. 이번에 소개할 회사가 바로 이 같은 도시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곳이다. 박물관·미술관·과학관의 전시콘텐츠, 교육프로그램의 운영방안부터 문화공간의 콘셉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콘텐츠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자리잡은 ‘어반플레이’가 그 주인공이다.

홍주석(34) 어반플레이 대표는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도시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이어 “어반플레이는 도시에서 매일 펼쳐지는 문화에 대한 경험을 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그것을 우리는 문화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시 속 사회문제를 해결해 감성의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벤처팀장은 “정체성 없는 지역축제, 시민이 외면하는 문화시설, 개성 없는 아파트의 확산과 같은 부작용은 이미 사회문제로까지 드러나는 실정”이라면서 “어반플레이는 획일적인 지역개발보다는 그 지역만의 특색과 역사를 담은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어반플레이가 기획·제작한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사진=어반플레이).


◇“도시문화콘텐츠에도 OS가 필요하다”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
“우리는 도시마다 가진 잠재적 가치를 발굴하고 콘텐츠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가 없기에 지역마다 비슷한 축제와 행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홍 대표가 볼 때 도시문화의 문제는 세계의 문화가 점점 획일화돼가면서 지역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역마다 특성 없는 축제와 행사가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공간디자인 전문가다. 대학에서는 건축설계를 전공했다. 학생 때도 그는 디자인이나 건물의 외관보다 공간콘텐츠에 더 관심을 보였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으로 진로를 변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홍 대표는 도시와 문화기술,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했다. 도시의 문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도시의 문화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다.

홍 대표는 “사실 한국의 도시는 경제성장이란 목표 아래 도시 자체가 가진 정체성을 돌아볼 기회조차 없었다. 도시가 본래 가지고 있던 문화와 콘텐츠를 잃어버린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면서 “미래사회에는 문화예술의 창조적 콘텐츠가 모든 분야에서 핵심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문화예술의 생산과 소비·유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생산적이고 자생적인 생태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결국 도시의 모든 부문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문화도시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운영시스템(OS·Operating System)이다. 도시가 가진 문화자산의 고유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신하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홍 대표의 생각이다.

‘연희, 걷다 2015’는 어반플레이의 정체성을 담은 대표적인 사업이다. 홍 대표는 “연희동 공방 전시 프로젝트다. 오랜 역사를 지닌 연희동의 지역특수성을 담아내기에 가장 적절한 키워드로 ‘예술’ ‘전시’ ‘일상’을 선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시를 중심으로 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동네산책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도시나 마을의 문화자산을 바탕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토대가 됐다.

어반플레이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사업 중 하나인 연희동 전시링크프로젝트 ‘연희, 걷다 2015’.
어반플레이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사업 중 하나인 연희동 전시링크프로젝트 ‘연희, 걷다 2015’.


“개성있는 예술가나 상인이 특정한 동네를 개성 있게 꾸미고 소위 ‘핫플레이스’를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부동산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예술가나 상인은 결국 그 동네를 떠나게 되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연희, 걷다 2015’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마을축제로 기획했다. 연희동 일대의 전시공간을 하나의 콘텐츠로 연결해보자는 것이 아이디어였다. 작은 비엔날레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이밖에도 국립과천과학관의 특별기획전 ‘동의, 허준’,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 외에 ‘서울 경동시장 약령시 스토리 아카이브 기획과 웹 플랫폼 제작’ 등도 같은 의미로 추진한 프로젝트다.

어반플레이가 기획·제작한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사진=어반플레이).


◇“올해 B2B에서 B2C로 사업확장할 것”

어느덧 창업 4년차. 그동안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그 바탕에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제4회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 있었다. 당시 어반플레이는 입선으로 당선했다. 지원받은 사업화 자금은 약 3000만원.

지원금 대부분은 ‘연남동 마을박물관 2014’ 프로젝트에 사용했다. 이 사업은 연남동 사람들의 스토리를 모아 이를 기반으로 마을문화를 기획하고 상품을 제작하는, 마을 아카이브 프로젝트 ‘어반 에어 뮤지엄’의 첫 프로젝트다. 연남동의 게스트하우스, 공방 등과 힘을 합쳤다.

‘연남동 마을 박물관 2014’ 프로젝트에 참가한 카페 ‘유하이어’ 전경.


홍 대표는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일에 뜻 맞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회사가 됐고,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당선하면서 머리로만 생각하던 일을 실현가능한 실체로 바꿨다”면서 “스트레스는 적지 않지만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책임 간의 균형을 맞추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출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4년 3억 30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9억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먼저 사업영역을 확대할 생각이다. 기존의 콘텐츠 컨설팅과 제작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플랫폼 전문 미디어 ‘어반폴리’를 세상에 내놓을 계획이다. B2B에서 B2C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쇼핑몰은 물론 애플리케이션·매거진 제작, 클라우드 펀딩까지 담는 구상을 세웠다.

세계시장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우선은 아시아지역이 대상이다. 도시문화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사와 문화가 깃든 도시가 대상이다. “지금의 환경은 콘텐츠기업이 살아남기가 무척 힘든 구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이 더 좋아지고 효율적으로 변할 것이라 판단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고 공공의 이익과 부합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이 지금의 가장 큰 목표다. 세계의 모든 도시에 뛰어드는 일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반플레이가 기획·제작한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에 대한 기획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홍주석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사진=어반플레이).
어반플레이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사업 중 하나인 연희동 전시링크프로젝트 ‘연희, 걷다 2015’.
어반플레이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사업 중 하나인 연희동 전시링크프로젝트 ‘연희, 걷다 2015’.
어반플레이가 기획·제작한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사진=어반플레이).
어반플레이가 기획·제작한 대전 성심당 59주년 도시팝업전시 ‘나의 도시, 나의 성심당’(사진=어반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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