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패션업 불황에 줄잇는 의류업체 회생신청… 대기업도 생존 전략 고심

'르까프' 화승, 지난달 31일 회생절차 신청
우진패션비즈, 웨이브아이앤씨도 회생절차 진행 중
매각 진행해도 원매자 물색 난항 예상
LF, 삼성물산 등도 신사업 발굴 및 패션 부문 축소
  • 등록 2019-02-12 오전 5:50:00

    수정 2019-02-12 오전 7:38:13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패션업계에 몰아친 한파에 관련 기업들이 속속 법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몇몇은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원매자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도 패션 관련 부문을 축소하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 패션업체들이 겪을 ‘고난의 행군’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르까프·스위브… 패션 브랜드 업체 줄줄이 법정행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화승은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화승은 토종브랜드 르까프와 해외브랜드 케이스위스·머렐 등 3개 업체의 스포츠·아웃도어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한때 프로스펙스, 라피도와 함께 국내 운동화 산업을 이끌던 화승은 회사가 가진 아디다스 주문자상표부착(OEM) 사업권을 화승인더스트리에 넘긴 끝에 2015년 산업은행과 KTB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됐다.

그러나 아웃도어에서 골프웨어로 넘어가는 등 패션업계 트렌드가 시시각각 바뀌는데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기존 해외 브랜드는 물론 뉴발란스 등의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화승은 뒤처지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수입 창출원이던 OEM 사업권을 넘긴 것도 타격이 컸다. 결국 지속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화승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화승뿐 아니라 중소형 의류업체들도 서울회생법원에서 연달아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스위브’로 알려진 웨이브아이앤씨도 지난 12일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땡처리 강자로 유명한 ‘오렌지팩토리’ 운영업체 우진패션비즈와 관계사 프라브컴퍼니도 법정관리를 진행 중이다. 양사 모두 사업 확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법정행을 택했다.

원매자 찾기도 난항… ‘르까프’, ‘오렌지팩토리’ 재기 가능할까

문제는 이들 업체가 매각에 나선다 하더라도 새 주인을 찾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국내 패션산업의 경우 경기 변동에 민감할 뿐 아니라 시장 진입이 비교적 자유로워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중저가형 브랜드 업체들에 원매자들이 매력을 느끼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진패션비즈와 프라브컴퍼니의 경우 이미 매각이 한 차례 유찰이 됐다. 회사는 안진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에 나섰고 지난해 10월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복수의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매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인수 의사를 타진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매각을 전제로 진행됐던 우진패션비즈와 프라브컴퍼니의 회생절차도 폐지됐다. 현재 우진패션비즈와 프라브컴퍼니는 회생절차를 재신청할지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화승 역시 물밑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하다 여의치 않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걸로 안다. 따라서 매각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최근 패션업계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인수자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이어지는 패션 업황 침체에 LF·삼성물산도 전략 수정

실제로 국내 패션사업 규모는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경제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데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구입 및 해외 직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2018년 한국 패션 소비자 시장규모’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패션 시장규모는 42조47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6% 감소해 9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시장규모도 전년보다 0.2% 감소한 42조4003억원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패션 시장 성장 정체에 따라 대기업들조차 패션 사업 부문을 조정하는가 하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패션기업 LF(093050)다. LF는 닥스·마에스트로·헤지스·라푸마·질스튜어트 등 의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LF는 주류수입 유통사 인덜지, 일본식품 유통사 모노링크, 치즈버터 수입유통업체 구르메F&B, 조미김 생산업체 해우촌 등을 인수해 식자재 업체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최근 코람코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해 부동산 산업에도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또한 조직개편을 통해 남성복 1·2사업부를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했다. 이후 YG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회사인 ‘내추럴 나인’을 청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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