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감사보고서 제출일 유예에도…이미 숙제 끝낸 '모범' 기업은

감사보고서 기제출 눈길…유가 17곳·코스닥 15곳
주총 내달 20일 이전 개최도 펀더멘털 잣대
“코로나19 제재 유예 악용 주의햐야”
  • 등록 2020-02-28 오전 1:30:00

    수정 2020-02-28 오전 1:30:0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장사들의 감사보고서 제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주주총회 연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이나 주총일을 일찌감치 정한 기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 제출과 주총 개최시기가 빠르면 그만큼 해당 기업은 재무적으로 탄탄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삼성電 등 32곳 감사보고서 이미 제출

2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오후 2시까지 감사보고서(2019년도 한정, 정정공시 포함)를 제출한 기업(스팩·리츠 제외)은 유가증권시장 17곳, 코스닥시장 15곳 등 총 32곳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한유화(006650), 미원화학(134380), 현대약품(004310), 경방(000050), S&TC(100840), S&T중공업(003570), S&T홀딩스(036530), 삼성전자(005930), 삼성전기(00915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삼호개발(01096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에서는 코너스톤네트웍스(033110), 코디(080530), 코렌텍(104540), 테라셈(182690), KNN(058400), 한국정보통신(025770), SKC코오롱PI(178920), 경남스틸(039240), 대창솔루션(096350), 제이브이엠(054950), 디에이치피코리아(131030), 씨젠(096530), 코텍(052330) 등이 빨랐다.

현행법상 상장사들은 정기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재무재표를 감사인(외부 회계법인)에게 제출해야 한다. 또 감사인은 회사에 감사보고서를 주총 개최 일주일 전까지 제출하고, 주총에서 의결을 거쳐 기업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다. 사업보고서는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해당 사업연도가 지난 후 90일 이내(이듬해 3월 30일)에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감사보고서 제출 및 주총 개최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상장사뿐만 아니라 회계법인의 업무마저 마비되려는 조짐이 일자 금융당국은 명확한 사유가 있는 기업들에 한해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감사보고서를 이미 제출한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 개선세를 보이거나 펀더멘털이 견조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미원화학, 신영와코루, S&T홀딩스 및 계열사, 현대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등은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대한유화 등의 경우 이익 둔화가 나타났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밝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한국정보통신과 대창솔루션, 디에이치피코리아, 씨젠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업들은 적자 폭이 크지 않거나 올해 실적 전망이 밝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가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감사보고서 공시 날짜에 따라 기업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보고서를 일찍 낸다는 것은 아무래도 회사가 내부 통제가 잘 돼 있는데다 재무인력도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반대로 보고서 제출 기한을 최대한 미뤄 3월 30일에 주총을 여는 회사는 가끔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상장사 10곳 중 3곳 주총 일찍 개최

주총도 마찬가지다. 주총 개최 시기가 이를수록 견실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는 3월 말이 주총 시즌인데 주총이 같은 달 20일을 기준으로 그 전에 개최하는 회사는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다”며 “주총이 앞당겨지니까 감사보고서도 앞서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사 중 다음 달 20일 이전에 주총을 개최하는 곳은 총 238곳으로 파악됐다. 유가증권 상장사 137곳과 코스닥 상장사 101곳이다. 상장사 10곳 중 3곳 꼴인 30.4%가 주총을 일찍 개최하는 셈이다. 주총을 일찍 여는 유가증권 상장사들은 전체 중 43.4%에 달하는 반면 코스닥 상장사들은 21.6%에 불과했다.

깐깐해진 회계 기준도 주총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실적은 상장유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의 경우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증권 상장사는 자본잠식이 발생하거나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제재가 없다”며 “하지만 코스닥 업체들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하느라 감사보고서 제출 및 주총 일정을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당국이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주면서 주총 연기도 가능해졌다. 물론 중국과 대구·경북에 근거지를 두고 있거나 해당지역과 관련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에 한해서 당국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이를 시간벌기용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주총 일정을 늦추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피해는 주주들에게 돌아간다”며 “소액주주 스스로가 투자한 기업의 감사보고서나 주총일정을 체크하고 늦어진다면 그 배경이 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