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식 깨진 증시]코로나가 무너뜨린 공식 세 가지

① 외국인, 26조 팔아도 코스피, 2080선 회복
② 좋은 게 더 좋아보인다..高PER 성장주가 간다
③ 경기침체 우려에도 중소형주가 대형주 이겨
  • 등록 2020-06-03 오전 1:51:00

    수정 2020-06-03 오전 1:51: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주가가 급락한 이후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증시의 오래된 상식들이 깨지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을 수십 조 원 씩 내다 팔아도 코스피 지수는 의연하게 2080선을 회복했다. 코로나가 4차 산업혁명의 언택트(Untact·접촉하지 않는) 문화를 앞당기면서 온라인 플랫폼, IT, 바이오, 2차 전지 등 성장주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주당순이익비율(PER)이 높은 종목이 계속 오르는 현상도 나타난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땐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껴질 법 하지만 중소형주가 실적도 주가도 대형주보다 앞선다. 이데일리가 코로나19 이후 깨진 3대 증시 상식을 정리해봤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① 외국인 없어도 잘 나간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25조5600억원을 내다팔았는데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연 저점(장중) 대비 각각 45.0%, 77.2% 올랐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주요국 대비 가장 높은 반등세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5.0%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은 11.0%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외국인이 없어도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이 떠받쳐준 영향이다. 개인투자자는 연초 이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33조9100억원 넘게 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27조7000억원의 매수세를 보였다. 연기금 등도 코스피 시장에서 5조5000억원의 매수세를 기록했다.

‘동학개미’로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이 거세게 매수했는데도 여전히 증시 주변 자금은 많다. 주식에 투자되지 않고 증권사 계좌에 남아 있는 고객예탁금이 44조원을 넘어섰고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수요도 증가하면서 신용융자 잔고는 11조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단기간에 수많은 자금을 풀어대면서 유동성이 증시에 몰려든 데다 유동성 모멘텀이 사그라들 때쯤엔 경제 봉쇄 해제, 한국판 뉴딜 정책 등 정책 모멘텀이 나타나며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그동안 저조했던 현대차(005380), 신한지주(055550) 등 자동차, 은행주가 2~5%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가 1.1% 상승했다.

② 고PER 성장주가 먹힌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가치주 투자원칙도 깨졌다. 코로나 이후엔 비싼 주식이 더 잘 나간다. 언택트에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는 연초 이후 25.5%, 69.1%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26일 장중 24만6000원, 27만9500원으로 나란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시가총액 8위로 등극, 현대차(005380), LG생활건강(051900)을 앞질렀다. 시총 1~8위가 반도체, 바이오, 플랫폼, 2차 전지주가 배치되면서 성장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들은 이익 개선 기대가 높기도 하지만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주가순이익비율(PER)이 높아졌다. 네이버(36.78배), LG화학(051910)(31.71배), 삼성SDI(006400)(36.65배)의 12개월 선행 PER은 30배를 넘고 셀트리온(068270)(53.28배) 카카오(035720)(59.85배)는 50배를 넘는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고평가 논란보단 향후 이익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면서 주가가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반등 과정에서 고PER주가 주도주로 채택됐는데 이는 이익에 기반한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카카오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9.4%, 102.2% 증가하고 LG화학, 삼성DSI도 각각 48.0%. 29.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는 이익추정치도 한 달 전 대비 1~6%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에 성장주가 포진하면서 시가총액의 21%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덜 올라도 코스피는 잘 나간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두 달간 6.1% 올랐는데 코스피 지수는 15.2%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이익은 감소 추세인데 주가는 올라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188개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122조45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5% 감소했음에도 12개월 선행 PER이 무려 11.96배로 12배에 육박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③ 실적도, 주가도 중소형주가 먼저 간다

경제가 불안할 때는 좀 더 큰 종목에 의존하려는 수요가 강하지만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두 달 간 코스닥 상승률이 24%로 코스피(15.2%)를 앞지른다. 코스피 내에서도 수익률 차이가 벌어진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최근 두 달 간 13.8% 오른 반면 중형주(22.6%), 소형주(24.7%) 지수는 20%대 상승률을 보였다.

일단 코스닥 상장사가 코스피보다 이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2개 코스피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9.0% 하향 조정된 반면 코스닥 66개사는 12.3% 상향 조정됐다.

수급을 이끈 개인투자자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데다 코스닥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이 IT, 바이오 등 코로나19에서도 경쟁력 있는 업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주로 대형주를 매매했는데 이들 자금이 안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코로나19 진단키트,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중소형주의 이익이 뒷받침되면서 주가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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