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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혹' 맞은 공정위…경제 파수꾼 새 역할 고민해야

군사정권 시절에 만들어진 공정거래법
중소기업 성장시키고, 경제력 집중 완화
시장 상황에 맞춰 규제 변화도 고민해야
  • 등록 2021-04-02 오전 6:00:00

    수정 2021-04-02 오전 6:00:00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가운데)이 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1981년 공정거래법이 제정되면서 출범한 공정위가 올해로 마흔살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정거래법은 정경유착이 극에 달했던 전두환 정권 때 만들어졌다. 1960~1970년대 재벌 중심의 경제 성장이 낳은 병폐에 대한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일제 치하의 침탈과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정부는 제한된 자원을 일부 대기업에 몰아줬고 성과 만큼 경제력 집중이라는 폐해를 낳았다. 공정거래법 제정때도 재계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정통성 없이 출범한 전두환 정권은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입법으로 법 제정을 밀어 부쳤다.

시장경제 파수꾼인 공정위가 등장한 이후 시장 독점이 제한되고 기업간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도 혜택을 받았다. 대기업 갑질에 허덕이던 중소기업들도 숨통이 트였다. 대기업 오너들이 소수 지분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했던 ‘순환출자’는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기업을 사유화하는 ‘일감몰아주기’도 많이 사라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그동안 공정위가 휘두르는 칼날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정노력을 기울이면서 ‘공정경제’의 큰 틀은 마련됐다. 이제는 기업들의 변화에 맞춰 공정위 규제도 달라져야 할 때다.

그러나 지난해말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오히려 공정위가 휘두르는 칼은 더 커지고 범위도 넓어졌다. 시장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한 규제는 분명 필요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 상황이 바뀐 상황인 데도 수십년간 그대로인 규제는 이제는 달리 바라볼 시점이 다가왔다.

공정위가 여전히 ‘동일인(총수)’을 지정하고 6촌 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 등 특수관계인까지 규제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여러 지배구조 방식이 나타나고 있고, 기업들의 비지니스 모델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일일이 규제 틀에 묶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액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들을 감시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다양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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