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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문 원장 "대출불가 221만명은 시장실패…정부가 보완해야"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인터뷰
"복지만으로 양극화 완화 불가…소액대출·채무조정 필요"
지난달 최고금리 인하 맞춰 햇살론15 등 출시
"자금공급 보다 상담 활성화로 채무자 신용상승이 중요"
  • 등록 2021-08-10 오전 6:00:00

    수정 2021-08-10 오전 10:31:32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본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2월 UN 사회개발위원회는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의 ‘정책 서민금융지원’ 모델을 의견서로 공식 채택했다. 국내 공공기관 최초의 사례다. 사회개발 정책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UN 산하의 이 위원회가 한국의 정책 서민금융지원 모델을 우수사례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복지 외에도 시장원리를 활용한 서민금융지원을 통해 소득 양극화와 빈부격차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대면상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디지털 서민금융 모델을 선제적으로 확산해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게 국제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7일부터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지면서 두 기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은 금리 인하 여파로 제도권 금융권에서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는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을 위한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을 겪는 서민을 위해 분할상환과 이자율 인하, 채무감면 등 채무조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금원장과 신복위원장을 겸직하는 그는 본래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그는 시장원리를 존중하며 이른바 ‘기본대출’과 같은 인위적 방법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적지 않은 사람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건 시장 실패로, 정부가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서민들이 자신의 신용을 높여 1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금원 재원공급은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정도일 뿐이며 상담기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인터뷰는 9일 서울 중구 서금원 및 신복위 본원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난달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맞춰 서금원이 현재 시행하는 프로그램은

△대출이용 축소로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일부 저신용층을 위해 ‘햇살론15’와 ‘안전망대출Ⅱ’를 출시했다. 햇살론15(연 15.9%)는 기존의 햇살론17(17.9%) 금리를 2%포인트 낮춘 것이다. 서금원이 100% 보증하고 15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한다. 고금리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최저신용자를 지원한다. 채무자가 연체없이 성실히 상환하면 매년 금리를 1.5~3%포인트씩 내려 최대 6%포인트 금리인하 혜택을 준다. 안전망 대출II는 기존의 연 20% 초과 대출 이용자를 위한 대환상품이다. 최대 2000만원까지 연 17~19%대 금리로 대환해준다. ‘햇살론뱅크’도 선보였다. 정책서민금융을 성실히 상환해 부채 및 신용도가 개선되면 서금원 보증을 통해 저금리로 은행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연 4.9~8%대(보증료 연 2.0% 포함) 금리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한다.

- UN 사회개발위원회가 한국의 서민금융 모델을 채택한 건 어떤 의미인가

△소득과 자산 양극화가 심각하지만 복지로만 완화하는 건 한계가 있다. 서민금융 모델은 양극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소액대출을 해주고 빚을 탕감해줘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등급 7등급 이하가 379만명인데 이 중 58.4%인 221만명이 연체 중이거나 최근 연체한 기록이 있다. 이들은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못 받는데 자기 힘이나 친지 도움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 통계를 보면 기초수급자에서 탈수급하는 비율이 5%가 안 된다. 정치적 이유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금액은 계속 늘어날 뿐 줄일 수 없다. 일부에선 서민금융을 모럴해저드라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221만명은 자기 힘으로 안 되면 파산하거나 기초수급자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서금원은 2019년 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했다. 코로나19로 대면상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했다. 제안서에 2가지(양극화 완화·디지털 비대면 서비스)를 강조했다. 매년 UN에 전세계에서 1000건이 제출돼 40건이 공식 채택되는 데 그 안에 포함됐다.

-저금리 기조를 반영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시대에는 금리가 월 3%, 연 10%를 넘을 수 없었다. (금리가) 더 내려야 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시장원리를 존중한다. 그러나 221만명이 대부업 대출도 받지 못하는 건 시장실패다. 이 실패를 보완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은행은 신용 6등급 이하 차주에게는 대출해주지 않는데, 정부가 인허가를 내줄 때 저신용자에게는 대출하지 말라고 조건을 제시한 건 아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졌고 실제로 시장금리도 내려갔다. 최고금리 상한을 그대로 두는 게 맞느냐의 문제가 있다. 물론 기본대출과 같은 인위적 방안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는 시장실패를 보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회적 부담이 더 커진다.

- 1금융권으로 많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서금원은 지난해 56만명에 총 4조9000억원을 공급했다. 1인당 평균 880만원인데 이것만으로 삶이 달라질 수는 없다. 자금지원과 채무조정지원과 더불어 금융교육·컨설팅·취업지원 등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 서민이 신용을 높여 1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서금원과 신복위는 각각 신용부채컨설팅과 신용복지컨설팅을 해준다. 신용부채컨설팅과 신용복지컨설팅 대상의 55%와 57%가 신용점수가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서금원은 전북은행 및 BNK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저금리 대환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채무자가 6개월간 컨설팅을 받고 정책금융상품을 성실히 상환하면 본인 신용으로 1금융권에서 대출을 대환받을 수 있다. 서금원 재원공급은 무조건 하는 게 아니라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정도여야 한다. 상담기능 활성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외국처럼 민간 상담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 신복위는 다중채무자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가

△무조건 오라고 한다. 아프면 병원가는 것처럼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오라고 한다. 신복위를 통한 채무조정제도는 법원의 개인회생제도와 달리 돈이 들지 않고 신청 다음날부터 추심이 중단된다. 신복위를 찾는 사람은 채권추심이 중단되는 것을 아는 것이다. 개인회생은 보통 두 달은 걸린다. 신복위의 문제는 상담예약 적체였다. 그 기간만큼 추심이 계속되는 것이다. 종이없는 창구 도입 등 업무 효율화를 통해 직원 1인당 하루 123분의 업무를 단축시켰고 그만큼 상담을 더 많이 했다. 예약대기일수가 평균 11일이었는데 지난해 말 기준 0일이 됐다.

- 관료시절에 비해 기관장을 하며 느낀 점은.

△기관에선 성과가 바로 눈에 보인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예전에는 고객이 신청서를 일일이 손으로 써야 했다. 내가 모바일 앱을 만들자고 했을 때 처음에는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외부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했다. 직원들이 동의해줘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적중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서금원 앱은 5점 만점에 4.8점을 받고 있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1960년 경기 가평 출생 △동국대 산업공학과 학사(1984)·서울대 정책학 석사(1994)·아시아공과대 경영학 석사(2005) △1990년 34회 행정고시 합격 △2011~2012년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담당관 △2013~2016년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2017~2018년 기재부 대변인 △2018년 10월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취임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본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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