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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자', '뷰티인사이드'가 액션을 만났을 때[박미애의 씨네룩]

  • 등록 2021-12-02 오후 3:00:00

    수정 2021-12-02 오후 3: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유명 광고 카피가 있다. 작은 차이가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을 영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4일 개봉한 ‘유체이탈자’는 사고 차량 옆에 쓰러진 한 남자를 비추며 시작한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난 남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12시간마다 얼굴까지 바뀌어버린다. “누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다”며 남자는 혼란스러워한다.

‘유체이탈자’는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한 남자의 처절한 자아찾기 과정을 그린다. 도식적인 부분도 있지만, 도입부 주인공 신체에 일어난 변화가 미스터리를 던져놓으며 다른 액션물과 차별화된 매력으로 다가온다. 왜 몸이 바뀌는지, 그러한 변화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주인공의 추리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유체이탈자’의 이러한 설정은 자고 일어나면 몸이 바뀌는 ‘뷰티 인사이드’를 떠올리기도 한다. 설정은 유사하나 각각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다르다. ‘뷰티 인사이드’가 얼굴이 바뀌는 주인공을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면 ‘유체이탈자’는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의 자아찾기를 통해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유체이탈자’는 격렬한 액션에 통쾌함을 주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고 발버둥치는 주인공에게서 팍팍한 현실에 파묻혀 정신(자아)없이 살아가는 자신을 겹쳐 보게 된다. 영화처럼 극적인 계기가 아니어도 현대인이 일상에서 정체성을 시험받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자존감을 상실하거나 가치관을 부정당했을 때.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사회가 건강하지 못할 때에도 정체성은 약화되기 마련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정체성을 확립하기 쉽지 않은 시대, 자아를 찾기 위한 남자의 사투가 가볍게 와닿지 않는 이유다.

영화는 이 과정을 액션으로 스릴있게 풀어냈다. 중반 이후 폭풍처럼 몰아치는 난투와 총격신은 ‘본’ ‘존 윅’ 시리즈에 나오는 액션에 견줄 만큼 박진감 넘친다. 통쾌한 액션을 선사했던 ‘범죄도시’ 제작진의 장기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목적을 향해 우직하게 전진하는 임지연의 얼굴이 새롭다. 덩치 큰 사내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면서도 기세가 눌리지 않는다. 또 다른 작품에서의 액션도 기대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들고, 기존에 있었던 것을 변형·발전시켜 혁신을 이룬다. 할리우드는 ‘그 차이’에 주목했다. ‘유체이탈자’는 국내 개봉 전 일찌감치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결정지었다.

별점 ★★★☆(★ 5개 만점, ☆ 1개 반점). 감독 윤재근. 러닝타임 108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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