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등불]눈앞에 먼지가? 망막의 경고 ‘비문증’

강승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 등록 2022-05-21 오전 8:38:38

    수정 2022-05-21 오전 8:38:38

[강승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눈앞에 먼지나 벌레, 거미줄 등 이물질이 떠다닌다고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상당히 많다. 증세를 들어보면 날파리 같은 것이 앞을 가리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바꾸더라도 따라다니면서 눈앞에 아른거리는 과정이 되풀이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증세를 통칭하여 비문증이라 한다.

강승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비문증은 나이가 들면서 안구 안쪽을 채우고 있는 유리체라는 부위에 액화 현상이 발생해 나타난다. 유리체를 구성하는 콜라겐과 섬유질 성분이 뭉쳐 부유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유리체 노화가 발생하므로 40세가 넘어가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50~60대에 거의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증상이다. 정도의 차이에 따라 많이 불편해하는 분들부터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분까지 다양하다. 비문증 증세가 심한 사람 중에는 눈 속에서 번개가 치는 듯한 증상도 동반되어 매우 걱정하시면서 안과에 내원하시는 분들도 있다. 번개가 치는 듯한 증상, 형광등이 깜박거리는 증상은 광시증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유리체 액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노화과정 중 하나이다.

비문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 대부분이 앞서 언급한 유리체의 생리적 노화과정으로 발생하지만, 일부분은 병적 문제가 동반되어 비문증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망막열공이다. 유리체가 액화되면서 망막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과정이 나타나는데, 이 과정 중에 비정상적으로 망막과 유리체 분리현상이 나타나면 망막 일부가 찢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면 망막 조직 일부가 유리체에서 날라 다니며 비문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망막열공이 방치되면 망막박리라고 하는 실명하는 병이 발생할 수 있어 특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두 번째 흔한 증세는 유리체 출혈이다. 출혈이 눈 안에서 발생했는데, 이것이 비문증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환자 대부분이 당뇨나 망막혈관질환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망막질환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뇨나 망막혈관질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리체 출혈이 발생한다면 안타깝게도 단순 비문증으로 오해할 수 있다.

세 번째 원인은 눈 안에서 발생한 염증이다. 이를 포도막염이라고 하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될 경우 영구적 시력저하 및 안구조직 손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위 3가지 병적원인으로 인한 비문증 증상은 일반 비문증과 증상이 유사하여 환자 본인이 감별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안전하게 확인하려면 병원을 방문하여 안과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추천된다. 하지만 노화로 인한 비문증과 병적 비문증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어서 다음과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한다.

1. 시력저하가 나타나면서 비문증이 생긴 경우. 일반 비문증은 시력저하가 나타나지 않는다.

2. 시야장애가 나타나면서 비문증이 생긴 경우, 즉 시야의 한 부분이 가려보이는 증세가 동반된 경우는 망막박리 증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3. 부유물이 엄청나게 많이 떠다니는 경우. 일반 비문증은 보통 1-2개 정도 눈 앞에 아른거린다. 하지만 병적 비문증의 경우 수십 개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날라 다니기도 한다.

4. 비문증이 안구통증, 충혈, 두통 등과 동반되는 경우다.

그러면 비문증 치료는 어떻게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환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환자 입장에서는 다소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눈의 기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노화과정으로 인한 비문증은 대부분 몇 개월에서 1-2년 사이에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므로 따로 치료하지는 않는다. 비문증 증세가 너무 불편하여 우울증 증세가 생길 것 같다고 호소하던 환자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던 환자들도 나중에는 본인이 불편했던 기억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병적 비문증인 경우에는 원인에 따라 망막수술을 하기도 하고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한다.

특히 백내장 수술하고 나서 비문증 증세가 심해져서 내원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 경우 환자분들이 백내장 수술이 잘못된 것 아니냐며 상당히 불안해한다.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 백내장 수술을 하면 눈이 밝아지면서,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비문증 증세가 그제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도 몇 개월 지나면 저절로 증상이 사라진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비문증 환자들도 많이 생겼다. 근시 환자 비중이 늘면서 유리체 액화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이른 나이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병적인 비문증인지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문증 증세는 거의 대부분 노화과정으로 나타나지만 시력이나 시야에 이상소견이 나타나면 다른 안과 질환과 연관성을 알아보아야 하기 때문에 안저검사를 해보는 것이 추천된다. 또한 당뇨, 고혈압같은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비문증 발생 시 망막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해 보아야한다.

비문증으로 인해 유리체 액화 현상이 일어나 안구 내 부유물이 발생한 것이 보인다. 보통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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