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돈벌기 어려워"…은행채 ETF로 몰리는 개미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 인터뷰
만기까지 보유하면 예금보다 수익률 높아
예적금과 달리 중도해지 페널티 없다는 장점
은행채 발행자제·크레딧리스크 위험전이 우려는
  • 등록 2022-12-07 오전 6:33:00

    수정 2022-12-07 오전 6:33:00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주식 상승장이 끝나고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려들면서 2022년이 개인 채권 투자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채권 초보 투자자를 뜻하는 ‘채린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존속기한형 은행채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제는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은행채 ETF로 달려가고 있다.

존속기한형 은행채 ETF에 투자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하면 좋을까. 지난 5일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을 만나 은행채 ETF의 장점과 전망을 물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


돈 묶이는 예금 대신 은행채 ETF로 자금 몰려

존속기한형 ETF는 개별 채권처럼 만기가 있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23-12은행채(AA+)액티브 ETF는 2023년 12월을 만기로 하는 신용등급 AAA 특수은행채와 시중은행채에 투자하는 새로운 형태의 ETF다. 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 ETF로는 처음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존속기한형 KODEX23-12은행채(AA+)액티브 ETF는 지난달 22일 상장 이후 2602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날 기준 만기보유 수익률(YTM)은 연 4.51%로 지난달 말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인 4.49%보다 높다.

1년짜리 예금 대신 만기가 1년으로 짧은 이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채 ETF는 발행물량의 90% 이상이 1년 만기에 집중돼 있어 투자자들이 언제 들어오고 빠지든 펀드를 쉽게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 본부장은 “투자기간이 너무 길면 투자자들이 자금이 필요해서 ETF를 팔고 나갈 때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크레딧은 안전하고 만기는 짧은 상품으로 채워 투자자들로 하여금 만기채권형 ETF 투자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간 기관투자자들이 장외에서 해 온 것처럼 개인투자자들도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기준금리가 0.5%에 불과하던 시절에는 채권투자로 얻는 기대수익률이 낮아 주목받지 못했지만, 고금리 시대 피난처로 떠오른 채권투자에 개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임 본부장은 “최근 들어 주식투자로 수익률 5% 정도도 벌기 힘들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경험하기 시작했다”며 “재미 없고 지루해도 5% 수익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은행채 ETF로 투자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예금이나 적금과 달리 중도해지 페널티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예·적금은 중간 해지 시 약속한 이율을 받지 못하지만 은행채 ETF는 고객이 매도를 원할 경우 자산을 팔아서 바로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임 팀장은 존속기한형 은행채 ETF 구성종목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은행채 ETF라는 이름만 보고 ‘알아서 잘 운용해주겠구’나 하는 태도보다는 편입된 개별 종목 중 본인이 선호하지 않는 종목이 들어있진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며 “시장에서 매매되는 상품이다 보니 유동성공급자 호가가 충분히 제출되고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


낮은 보수로 수익률 부담 덜고 위험은 분산

가만히 두기만 해도 이자를 주는 예금이 아니라 보수를 떼 가는 ETF를 굳이 사야 하느냐는 의문도 있다. 임 팀장은 “KODEX23-12은행채(AA+)액티브 ETF의 보수는 0.05%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0.05%를 365일로 나눠 매일매일 반영되는 것으로 1년이 지나야 총 보수 0.05%가 발생한다. 수익률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들에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은행채 ETF에 타격을 미치지는 않을까. 임 본부장은 “시장에 유통물량이 적어지면 매매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다”면서도 “은행채는 워낙 기존 유동성이 풍부하다 보니 아직 우려할 정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아무리 은행채 여러 군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한다 하더라도 한 군데에서 터지면 위험이 전이될 우려는 없을까. 임 본부장은 “최근 몇 년간 신용경색 이슈가 없긴 했지만 금리가 높아진 상황이라 점점 그런 리스크가 불거질 수는 있다”며 “결국 인플레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의 끝은 경기침체이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다만 은행은 워낙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고 은행채 ETF가 투자하는 상품들 역시 신용도가 높은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농협과 수협 등 시중 4대은행 정도의 등급”이라며 “이런 높은 등급의 은행채가 위험에 빠질 정도면 다른 자산군도 어려운 상태일 것이다. 적어도 은행채 ETF는 매우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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