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만 100만원"...요금 인상에 日 '덜덜'[김보겸의 일본in]

日, 2016년부터 요금인상 자율화
일부는 정부가 승인해 인상폭 결정
도쿄전력 4Q 적자전환하며 인상 요구
원전의존 낮아진 간사이전력도 적자 관측
  • 등록 2023-02-06 오전 7:42:55

    수정 2023-02-06 오전 7:42:55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전역이 덜덜 떨고 있다. 10년 만의 최강 추위가 찾아왔는데 전기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가 날아든 탓이다. 안 그래도 경기가 팍팍해 지갑을 닫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 심리가 한층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전력 송전탑의 모습.(사진=AFP)


지난 1월 하순 일본에는 평년 기온을 밑도는 혹한이 이어졌다. 시베리아 상공에서 영하 50도를 밑도는 찬 공기가 일본 전역을 덮치면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추운 지역인 홋카이도에 사는 A씨는 지난달 20일 전기요금 10만엔이 찍힌 고지서를 받아들었다. 작년만 해도 한겨울에 6만엔 수준이었지만 66% 넘게 오른 것이다. 그는 “전기요금이 오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오를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덜 추운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바현에 사는 B씨는 도쿄전력 청구서 받아들고 눈을 의심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전했다. 작년보다 2만엔 이상 오른 4만4725엔 이 나온 것이다. 2월에 내는 1월 검침분은 작년보다 3만엔 오른 6만7181엔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폭염이나 혹한 때도 전기요금이 4만엔을 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0일 일본 홋카이도에 사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받아든 1월 전기요금 고지서에 10만엔 이상이 찍혀 있다.(사진=트위터)


적자에 빠진 일본 전력회사들이 전기요금을 올린 탓이다. 지난 2016년부터 일본 전력회사들은 전기요금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전력거래 자유화를 실시하고 있다. 3개월 평균 연료가격을 산출해 1킬로와트시(kWh)당 연료비 조정 단가를 낸 뒤, 2개월 후 전기요금에 반영시키는 식이다. 그 중 일부는 정부에 요금 인상안을 신청한 뒤 정부가 승인할 때 인상 폭과 시기가 결정된다.

일본 역시 원유나 LNG 등 화력발전 연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가격이 오를 때 전기요금도 올리게 함으로써 전력회사가 효율적으로 경영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닛케이는 “에너지 가격이 쌀 때는 전력회사가 이익을 쌓아두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 국면에서는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담이 커진다”고 전했다.

일본 전력회사들은 올해 에너지 가격 인상에 따라 정부에 전력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대형 전력사 10곳 중 7곳이 경제산업성에 요구한 인상 정도는 평균 28.45%다. 적자를 보전해야 한다는 이유다. 실제 도쿄전력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연결최종손익이 6509억엔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8억엔 흑자를 낸 것과도 대조된다. 원자력 발전 의존도가 낮아진 간사이전력 역시 올해 3월 연결최종손익 450억엔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안 그래도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와중 전기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본 총무성은 도쿄 23개 구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4.3% 올랐다고 밝혔다. 상승률로 치면 41년만에 최고치다. 도시가스 요금과 전기요금이 각각 39.7%, 24.6% 오르는 등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일본 정부는 부담을 덜기 위해 지원책을 내놨다. 가정용 전기요금 1kWh당 7엔을 할인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 가을까지로 한정돼 있다. 10년만 한파가 닥친 일본에서 전기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소비자가 더더욱 지갑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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