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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말 더듬는 성인, 치료 가능할까?

  • 등록 2015-09-29 오전 4:32:45

    수정 2015-09-29 오전 4:32:45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이 1971년 한 가지 이론을 발표했다. 바로 ‘메라비언의 법칙’이라 불리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인데, 대략 요약하자면,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적인 요소가 55%, 청각이 38%, 언어가 7%의 비율로 영향을 받아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상대방의 이미지를 결정할 때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로 미미한 반면, 말을 할 때의 태도나 목소리 등은 93%나 차지해 대화의 내용보다 기타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눈맞춤, 제스처, 외모 등을 신경 쓰는 이들이 많다.

목소리도 예외는 아니다. 깨끗하고 청량한 목소리와 또박또박한 발음은 상대방에게 호감과 신뢰를 줄 수 있으나 더듬거나, 떨리고, 갈라지는 목소리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 수 있다. 특히 ‘말더듬’은 이런 이미지뿐만 아니라 내용 전달 자체를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한데, 영화나 드라마에서조차 소심하거나 어눌한 캐릭터를 묘사하는 주된 수단으로 ‘말더듬’이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말더듬은 말이 나오는 타이밍과 리듬이 부적절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유창성 장애의 일종으로, 말을 할 때 첫 음절을 반복하거나 말이 막혀 다음으로 진행이 안 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외에도 특정 단어를 빠뜨리거나, 말을 시작할 때 습관적으로 ‘어….’, ‘음…’과 같이 추임새를 넣는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까지는 말더듬이 나타나는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심리적 요인과 언어 중추 조절 이상 등으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말을 배우는 영유아기 시기에는 말을 더듬을 수도 있는데 이때 지적을 받거나 혼나서 심리적 압박과 충격을 받아 청소년기나 성인이 되어서까지 말을 더듬을 수도 있고, 말을 할 때 입술과 치아, 혀와 턱 등을 잘못 사용해 생기기도 한다.

극도로 긴장된 상태나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순간적으로 말을 더듬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말을 더듬는 빈도가 잦아지고, 특별히 긴장할 상황이 아닌데도 말을 더듬거나 이로 인해 심리적인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의 경우 말더듬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계속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말더듬이 성인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면 스스로 위축될 수밖에 없고 소심하거나 나약한 이미지로 비춰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말더듬 증상을 가진 성인 환자들의 절반 이상은 연축성 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질환 등의 구조적 음성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말더듬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만약 증상이 있다면 본인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유창성 검사와 발성검사, 조음검사 등을 통해 발성 기관의 현 상태를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데, 원인에 따라 약물이나 성대 근육 내 보톡스 주사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또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말더듬 치료를 할 수 있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통해 수술 없이 발성 습관을 개선해 음성질환을 치료하는 원리다. 말더듬 치료의 경우 조금 더듬긴 해도 자연스럽게 말을 할 수 있게 만들거나, 말을 천천히 이어갈 수 있도록 훈련한다. 다만, 6개월 정도 지속적이고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말더듬 치료를 위한 본인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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