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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는 나영석PD와 함께 연출을 맡고 있는 신효정PD의 색깔이 뚜렷한 프로그램이다. “‘덕질’하다 보니 PD가 됐다”는 신 PD의 B급 감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출연진이 내기에서 승리해 갑자기 촬영을 접기도 하고, 영상 없이 소리만 녹음한 제작진의 실수를 과감하게 공개한다. 전 출연자가 너나할 것이 없이 떠들어 “오디오가 물리는 상황도 빈번”하다. 그런 산만함과 정신없음이 주는 묘한 편안함 때문에 시청자들은 ‘신서유기’를 찾는다.
2015년 첫 선을 보인 ‘신서유기’는 어느덧 시즌3까지 마쳤다. 시즌1부터 나 PD와 함께 ‘신서유기’를 이끄는 신 PD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인터뷰 내내 6명의 출연진을 “‘드래곤 볼’과 같은 사람들”이라며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3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
△무탈하게 잘 끝나 다행이다. 걱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게 봐주셨다.
시즌1은 온라인을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시즌2는 온라인과 방송을 병행해 양쪽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내용을 선보였다. 시즌3에 이르러 중심을 TV로 옮겼다. 이와 함께 편집 방향도 달라졌다.
―기존 시청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순 없었을 텐데.
△모든 시청자를 만족시킬 순 없지만, 기본적인 ‘신서유기’의 색깔이나 방향성은 지키고자 했다.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상황을 만들어 가되 재미가 없으면 과감하게 쳐냈다. (‘신서유기’답게) ‘근본 없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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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PD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의 인연은 KBS2 ‘해피선데이-1박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PD는 ‘1박2일’ 초창기 멤버로 이들과 호흡을 맞춘 지 10여 년이 됐다. 이제 서로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듣는 사이다. 신 PD는 “무엇이든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이들과 함께 하면 늘 현장에서 엎어진다”고 웃었다.
△뭔가 하자고 하면 의심부터 하는 사람들이다. (웃음) 서로 믿기 때문에 가능하다. 출연자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해도 제작진이 재미있게 담을 거라 생각하고, 우리는 출연자들이 어떻게 해도 재미있게 해줄거라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맏형 강호동의 힘이 크다. 막내 스태프라도 새로운 사람이 오면 잘 감싸 안아 준다. 촬영 현장에선 사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촬영이 금방 끝나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는 24시간 돌아간다. 돌발 상황이 나오면 당황할 수 있는데 먼저 나서서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강호동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 분위기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시즌2 안재현, 시즌3 규현과 송민호가 새로 왔지만, 10년 같이 일한 사람 같다. 그렇게 이끌어준 사람이 강호동이고, 이수근과 은지원이 가교 역할을 해줬다. OB 멤버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특히 이수근이 이번 시즌에서 물오른 입담을 들려줬다.
△이수근은 카메라 앞이건 아니건 1초도 쉬지 않고 말한다. 카메라와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을 다 웃겨야 하는 사람이다. 여행이든 촬영이든 함께 하면 즐겁다. 또 제작진의 부탁에 대해 ‘싫다’는 소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에필로그 더빙을 항상 이수근이 해주고 있다. 매번 녹음하러 와준다. 귀찮을 법도 하고, 미룰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전화하면 “내가 갈게”라고 말해준다. (인터뷰②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