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 일단 제동...호가 낮춘 매물 속속 등장

호가 낮춰도 매수자 찾기 어려워
집값 조정 기대감에 관망장세 펼쳐져
아파트 매매값, 전주 대비 상승률 둔화
  • 등록 2018-10-01 오전 4:10:00

    수정 2018-10-01 오전 4:10:00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한 공인중개사무소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정부의 세제·대출·공급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압박과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서울 주택시장에는 관망세가 짙다. 그간 무섭게 질주하던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 상승세는 일단 멈췄고, 일부 단지는 종전보다 수천만원 가량 호가를 낮췄지만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송파구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실주공 5단지에는 호가가 적게는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가량 하락한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76㎡의 경우 9·13 대책 전 18억 9000만원에 팔렸던 것이 지금은 18억4500만원까지 호가를 낮췄다. 전용 82㎡는 거래 가격이 종전 20억5000만원에서 19억 5000만원으로 1억이나 낮아졌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책 이후 추석 연휴까지 겹쳐서 일부 마음이 급한 집주인의 경우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팔아달라는 문의가 있었다”며 “다만 그동안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올라 선뜻 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9·13 대책 후 고민하던 일부 다주택자나 갭투자자들이 결국 집을 팔기로 마음을 굳혔지만 곧장 거래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숨 가쁘게 가격이 올랐던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도 눈치보기에 나섰다. 이 단지의 전용 84㎡짜리 고층 분양권은 호가가 최고 17억원까지 달하지만 실제 지난 28일 15억원에 팔렸다. 9·13 대책 전 15억 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8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마포구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면적형 호가가 한때 16억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5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아현동 A공인 대표는 “집주인이 (15억원보다) 가격을 더 조정해줄 의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데다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집값이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자들 사이에선 ‘일단 지켜 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배액 배상을 하면서까지 계약을 해지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9월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상승하는데 그쳤다. 직전 상승률(0.26%)에 비해 0.16%포인트 둔화된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이 확대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 상승은 멈췄지만,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세제개편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팔지 않고 지켜보자는 집주인들도 상당해 시장이 급격히 위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대다수 매물이 여전히 실거래 최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단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가격 저항선으로 추격 매수세가 붙기 어려워 당분간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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