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해도 문 안 연다"…서울 주요大, 2~4주간 온라인강의로 대체

서울 11개 대학들, 개강후 2~4주 온라인 강의 결정
연세대도 가닥…고려대·경희대·홍익대 등도 검토
"제작·네트워크 인프라 미흡…수억원 투입" 불만도
"실험·실기 강의 한계 있어…촬영 미숙 교수 많아"
  • 등록 2020-02-28 오전 1:31:00

    수정 2020-02-28 오후 12:14:24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학들이 1~2주씩 개강을 연기한 데 이어 서울 주요 대학 대부분이 개강 후 일정 기간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강의를 최대한 뒤로 늦춰 학생들의 감염을 예방해 보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 관련 인프라가 미흡하거나 제작·운영 경험이 충분치 않아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충남 당진시 신성대학교 도서관에서 방역 요원들이 코로나19 차단 방역을 하고 있다. 신성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올해 1학기 개강(3월 16일) 전까지 2∼3차례 추가 방역을 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주요大 10여곳 “개강 후 일정 기간 온라인 강의 대체”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들은 개강 후 일정 기간 동안 현장 강의 대신에 동영상, 과제물 등 온라인 강의로 전면 대체하거나 일부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건국대, 광운대, 국민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세종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11개 대학이 이미 결정을 내렸고 연세대도 이 같은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희대와 고려대, 홍익대 등도 이를 검토 중이며 서울대와 서울시립대도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대학들이 일제히 현장 강의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한 것은 지난 12일 교육부가 대학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전체 교과목의 20%까지 제한하던 온라인 수업 운영 기준을 올해 1학기에 한해 없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은 일단 개강 첫 2주 동안 원격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상황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다음달 16일로 개강을 연기한 학교가 많은 점을 생각하면 학생들의 실제 등교는 대체로 4월에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국민대는 개강일인 3월16일부터 4월10일까지 무려 4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건국대는 학부 2783개 강의를 첫 2주 동안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한다. 강의 영상 제작은 교수학습센터와 단과대 시설 등을 활용해 최대한 지원하고 만들어진 강의는 학교 이러닝 시스템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 중앙대의 경우 이론 강의 3250개와 실습·실기 강의 등 학부·대학원 강의 약 4100개를 온라인 강의로 제작한다. 구체적인 제작 매뉴얼과 강의 준비법도 안내할 예정이다.

3월16일 개강 예정인 세종대도 개강 이후 첫 2주간 전체 강의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수천개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학생들의 감염 예방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내린 조처”라고 밝혔다.

전체 강의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학교도 있지만 실험·실습 등 강의 특성에 따라 일부 강의만을 온라인 강의 등으로 대체할지 전면 대체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대학도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가 가능한 교수들을 파악 중”이라며 “교수에 따라 오프라인 수업을 하겠다고 하면 강제하진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관계자도 “실기나 실험실습 강의 등은 온라인으로 대체하기가 어렵다”며 “대형강의나 저학년 수업 위주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들 “온라인 강의 제작·서버 등 인프라 부족”

하지만 이들 대학들이 제작할 강의 수는 학부 기준으로만 학교당 평균 2~3000개 달하는 만큼 상당수 대학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학이 교육부가 온라인 수업 운영 비율 상한을 풀기 전까진 온라인 강의를 활성화 하지 않아 영상제작 장비나 시설이 부족하고 이를 업로드·공유할 네트워크망까지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주요 사립대 관계자는 “평소 온라인 강의 대신 현장 강의를 중시 해왔던 학풍이 있어 관련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미흡하다”며 “네트워크망 확보에만 2억원이 들고 촬영 장비 등 기타 비용까지 포함하면 수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도 “일반 대학 중 학생 수만명이 동시 접속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네트워크망이나 서버 용량을 갖추고 있는 대학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교수를 제외하고는 영상 촬영이나 제작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한 사립대 교수는 “온라인 강의를 했거나 관심이 있는 교수는 잘 적응하겠지만 나이가 있는 교수들은 촬영부터 익숙하지 않다”며 “갑자기 하려다 보니 촬영부터 편집, 업로드, 공유까지 모든 일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온라인 강의 제작 및 운영의 어려움 때문에 대학가에선 개강 연기기간을 4주로 늘리자는 요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일단 개강연기 2주와 원격강의 2주 등 총 4주간 등교를 늦췄다고 하더라도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그 이후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한 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엔 대부분 1~2주로 잡은 개강연기 기간을 더 늘리거나 또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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