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않는다는 이유로 미래통합당 등 야권은 `사대주의`(事大主義) `대통령 탄핵` `주무 장관 해임 촉구` 등 정치 공세를 퍼붓고,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이만희 총회장은 살인마 취급을 당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천지 해체 촉구 청원이 120만명에 육박하고, 급기야 서울시는 이만희 총회장을 포함해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
시곗바늘을 6년 전으로 되돌린 듯 마치 세월호 참사 직후를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참사 발생 5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난달에야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지휘부 11명에게 구조방기 등 지휘 책임을 물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전면 재수사를 위해 출범한 지 100일째 실현한 `반쪽짜리 정의`였다. 조사과정에서의 외압 의혹 등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잘못 짚은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현 정권을 겨냥한 공세와 신천지를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게 다 문재인 `덕분`이라거나 `때문`이란 극단의 언어는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 국난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은 고통받는 국민과는 따로 놀고 있는 모양새다.
야권 주장대로 사태 초기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했다면 어땠을까. 경제·외교 관계는 생각지 않은 섣부른 결정이라고 쏘아붙였을 게 뻔하다. 대구·경북 지역을 콕 집어 `투표 잘 하자`고 한 유명 소설가는 또 어떤가. 이전 정권 때 보수 진영 인사가 그랬다면 아마 입에 거품을 물고 험한 말을 쏟아냈을 게다.
진영 논리에 갇힌 혐오나 갈등 부추기로는 아무런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주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다. 잘잘못과 책임은 이 난국이 끝난 뒤에 따져물어도 늦지 않다. 힘내요 대구·경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