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딜맥경화]실탄 두둑한데 방아쇠 못 당기는 사모펀드

PEF 실탄 채우고도 방아쇠 당기려니 ‘애매’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1분기 메가딜 실종
거시경제 출렁에 밸류에이션 산정 '어려움'
'승자의 저주' 우려…첫 대형거래 여부 주목
  • 등록 2020-03-27 오전 12:11:00

    수정 2020-03-27 오전 12:11: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얼어붙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인수합병(M&A)도 올스톱됐다.

사모펀드(PEF) 업계가 대형펀드를 조성하면서 실탄을 두둑히 장전했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섣불리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눈에 띄는 ‘메가딜’(대규모 거래)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신생·독립계 PEF 운용사들도 안정적인 자금 유치가 가능한 LP(유한책임사원) 주관 콘테스트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푸르덴셜 생명 등 대형 매물이나 세컨더리 투자(다른 PEF가 보유하고 있던 매물을 되사는 것) 등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와야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실탄 채우고도 방아쇠 당기려니 ‘애매’

올해는 2004년 PEF 제도 도입 후 수조원을 웃도는 대형펀드가 속속 조성되며 역대급 ‘전장’(戰場)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MBK)는 연초 42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1차 자금 모집에 이어 올해 기관투자가 자금을 추가 유치하며 최대 65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 5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굴뚝산업’ 강자로 꼽히는 한앤컴퍼니(한앤코)도 지난해 10월 3조8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마쳤다. 국내 투자 목적 펀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자금 경쟁에 밀리지 않는 실탄을 확보한 것이다.

이밖에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2조원 규모의 ‘IMM로즈골드4호’ 펀드 결성이 임박했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3대 주주로 이름값을 높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조5000억원 규모 스페셜시추에이션(SS)2호 펀드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대형 PEF 운용사 4곳이 조성하는 펀드 자금 규모만 15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여기에 VIG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 큐캐피탈 등 중견 사모 펀드들도 적게는 5000억원에서 95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속속 나서면서 투자 열기가 여느때보다 달아오른 상황이었다.

역대급 ‘쩐의 전쟁’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변수에 숨이 죽은 모습이다. 연초를 지나며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1분기 메가딜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1분기 현대중공업 지주의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와 IMM PE의 린데코리아의 한국법인 인수(1조3000억원 규모)와 비교하면 굵직한 투자가 사라진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승자의 저주’ 우려에 관망세…첫주자 언제쯤

‘사회적 거리 두기’ 확산으로 기업실사나 리서치 작업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 금리나 환율이 요동치다 보니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거래가 미뤄지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한 PEF 관계자는 “펀드 자금을 알맞은 투자처에 잘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전략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일단 지켜보자’며 사태를 관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1분기 M&A 시장 ‘대어’(大魚)로 꼽히던 푸르덴셜 생명이 대표적인 경우다. 국내 금융지주와 대형 사모펀드간 인수 경쟁에 불꽃이 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인수가에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입찰 기한을 두지 않고 ‘호가 경쟁’에 접어들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생·독립계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중소형 콘테스트(공개모집) 준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목회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총회연금재단에 따르면 지난 20일 마감한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공개모집에 PEF를 포함한 운용사 등 19곳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출자규모가 400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마땅한 자금 마련처가 없다 보니 높은 경쟁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상황에서 굵직한 거래가 언제 성사되는지에 시장 이목이 쏠려 있다. 시장 경색을 풀 물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PEF 관계자는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을 보면 금융, 소비재, IT, 폐기물처리업체, 택배 등 업종이 다양하지만 모두가 사태를 관망하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시장이 얼어 붙었다”며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여전한 상황에서 첫 메가딜이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거래는 없지만 이른바 ‘알짜’로 꼽히는 매물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상황이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을 맞은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 국면이 시작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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