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사태 와중에 수수료 올린 ‘배달의민족’

  • 등록 2020-04-06 오전 5:00:00

    수정 2020-04-06 오전 5:00:00

국내 최대 배달앱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의 수수료 기습인상 조치에 가맹 음식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배민은 이달 들어서부터 배달건수마다 매출액의 5.8%를 떼는 ‘오픈서비스 요금제’ 시행에 들어갔다. 매월 일정액을 받는 정액제를 정률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수료율을 종전보다 1% 포인트 낮췄다는 게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수수료 변경은 여러모로 가맹점과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논란을 면키 어렵다. 결과적으로 수수료가 대폭 올라갔다는 사실부터가 그러하다. 월평균 매출이 3000만원 안팎에 이르면서 배달 비중이 큰 치킨집의 경우 지금껏 매달 27만~35만원을 냈지만 앞으론 170만원도 넘게 내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연합회의 항변이다. 가맹점들이 “배민 수수료를 떼고나면 남는 게 없다”고 아우성칠 만도 하다. 수수료 인상은 음식값에 반영되기 마련이므로 소비자들도 불만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그동안 고정광고로 재미를 본 대형업체들은 부담이 늘겠지만 “평균적으로 수수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경된 제도에서 수수료 인하 효과를 누리는 업체라고 해야 월 매출이 150만원에도 미달하는 영세업체들이기 때문에 구태여 인하 효과를 따진다는 게 구차스러울 뿐이다. 한마디로 가맹점을 우롱하는 말장난이다.

인상 시점은 더 고약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민적 고통에 동참하지는 못할망정 문 닫기 일보 직전까지 내몰린 음식점들의 숨통을 더 조이는 행태다. 더구나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식당을 찾는 손님이 크게 줄어든 탓에 그나마 배달로 연명하는 처지다. 그런데도 배민은 오히려 뜻밖의 특수를 누리면서 수수료까지 올렸다니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이 낯 뜨거울 정도다.

이런 횡포는 배민이 과점업체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앞으로 배달앱 2~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계열사로 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민을 흡수하게 되면 더욱 우려해야 할 문제다. 기업인수 문제를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마땅한 제동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즉각 필요한 행정력을 동원해 독과점 업체의 횡포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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