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더운 날씨에 하수구 냄새까지 올라와 일찍 자리를 뜨게 됐는데, 오늘(26일)은 세운교까지 왕복으로 산책을 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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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폭염에 본격적인 장마철까지 시작되면서 여름철만 되면 악취가 단골처럼 찾아오는 청계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설공단은 최근 기상변화로 악취가 더 심해지자 하천 바닥 청소 횟수를 늘리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는 등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름철 청계천 악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비가 오면 빗물과 하수가 함께 모이는 하수관거에서 냄새가 새어 나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천은 복원 당시 산책로 옆 복개박스 내 하수관거를 존치해 하수가 흐른다. 폭우가 오면 54개 지점에서 수문이 열려 청계천으로 빗물과 오수가 배출되는 구조다. 무더위와 폭우 뒤 평소보다 악취가 더 진동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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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취임한 조성일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취임 직후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올해 청계천 하상에 대해 청소 횟수를 연간 4회로 기존보다 2회 늘렸다. 분기에 한 번 약 열흘에 걸쳐 시작점부터 동대문구 용두동 고산자교까지 5.4km 구간의 하천 바닥을 쓸고, 침전물(슬러지)와 부유물을 제거한다. 시설공단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정기 하상 청소를 한 데 이어 매달 한 번 분수대와 팔석담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악취가 남아 있는 것은 최근 찜통 더위로 기온이 급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상일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장은 “예상보다 폭염이 일찍 찾아오면서 하수관 내 침전물이 빠르게 썩어 냄새가 심해진 것”이라며 “낮은 수심 지역은 수온상승으로 녹조류도 과다 발생하면서 미관도 해치고 있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기후변화로 폭염·풍수해 위험이 높아진 만큼 악취 저감을 위해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면서 “전문적인 종합 대책이 수립되면 발 빠르게 후속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