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악취 없애라"…때이른 폭염에 속도전 나선 서울시설공단

기온 급상승에 하수관 침전물 빠르게 부패·녹조 과다
매년 반복되는 악취문제에 청소횟수 올해 4회로 늘려
서울시설공단, 관리횟수 늘리고 구조적 대책 '투 트랙'
  • 등록 2020-06-28 오전 8:45:42

    수정 2020-06-28 오후 10:09:1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다동 인근 직장인 최성준(42)씨는 지난 26일 점심 식사 뒤 홀로 청계천에 산책을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그제까지 물비린내와 하수구 냄새로 진동했던 청계천에서 모처럼 상쾌한 바람을 느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더운 날씨에 하수구 냄새까지 올라와 일찍 자리를 뜨게 됐는데, 오늘(26일)은 세운교까지 왕복으로 산책을 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25일 서울시설공단 청계천 담당 직원들이 팔석담 주변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사진=서울시설공단 제공)


때 이른 폭염에 본격적인 장마철까지 시작되면서 여름철만 되면 악취가 단골처럼 찾아오는 청계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설공단은 최근 기상변화로 악취가 더 심해지자 하천 바닥 청소 횟수를 늘리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는 등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청계천 담당 직원들은 지난 25일 산책로 시작점인 분수대 수조와 팔석담 주변 하천 바닥 청소를 펼쳤다. 내달 초 분기에 한번 시행하는 전면 하상(河床) 청소에 앞서 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최근 서울지역에 30도가 훌쩍 넘는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악취가 풍긴 데 따른 것이다.

여름철 청계천 악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비가 오면 빗물과 하수가 함께 모이는 하수관거에서 냄새가 새어 나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천은 복원 당시 산책로 옆 복개박스 내 하수관거를 존치해 하수가 흐른다. 폭우가 오면 54개 지점에서 수문이 열려 청계천으로 빗물과 오수가 배출되는 구조다. 무더위와 폭우 뒤 평소보다 악취가 더 진동하는 이유다.

지난 26일 청계천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중대백로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사진=양지윤 기자)


지난해 7월 취임한 조성일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취임 직후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올해 청계천 하상에 대해 청소 횟수를 연간 4회로 기존보다 2회 늘렸다. 분기에 한 번 약 열흘에 걸쳐 시작점부터 동대문구 용두동 고산자교까지 5.4km 구간의 하천 바닥을 쓸고, 침전물(슬러지)와 부유물을 제거한다. 시설공단은 지난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정기 하상 청소를 한 데 이어 매달 한 번 분수대와 팔석담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악취가 남아 있는 것은 최근 찜통 더위로 기온이 급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상일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장은 “예상보다 폭염이 일찍 찾아오면서 하수관 내 침전물이 빠르게 썩어 냄새가 심해진 것”이라며 “낮은 수심 지역은 수온상승으로 녹조류도 과다 발생하면서 미관도 해치고 있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공단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일수 증가와 기상이변이 잦아질 것으로 보고 ‘투 트랙’ 대응에 나섰다. 우선 하상청소 횟수를 늘리기 위해 연간 1억원으로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청소 장비 개선 등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5월 전문기관에 용역도 맡긴 상황이다. 구간별 악취발생 현황과 원인 분석, 복개 구조물 등의 악취저감 방안 등 근본적인 대책을 올 연말까지 마련해 개선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 이사장은 “기후변화로 폭염·풍수해 위험이 높아진 만큼 악취 저감을 위해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면서 “전문적인 종합 대책이 수립되면 발 빠르게 후속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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