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남자 선배 "폭행 사실 인정하고 사과한다"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 트라이애슬론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을 계속 부인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철인3종경기) 김도환 선수가 결국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아울러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윤정 선수가 최 선수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했다.

김 선수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후배 선수들이 국회까지 가서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껴 용기를 냈다”며 “최숙현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김 선수는 그동안 폭행 의혹을 받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회 상임위원회와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도 “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안타깝긴 하지만 폭행한 적이 없으니 사과할 일도 없다.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선수는 마음을 바꿔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곧바로 폭행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이유에 대해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고 용기가 나질 않았다”며 “선배의 잘못을 들추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선수는 김 감독과 주장 장윤정 선수의 폭행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남자 선수 3명이 방 안에 있는데, 감독이 우리를 불러냈다”며 “나가 보니 감독은 술을 마시고 있었고, 숙현이가 폭행을 당한 뒤 열중쉬어 자세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선수가 훈련장 등에서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는 모습을 적어도 한 달에 3, 4번은 봤다”고 털어놓았다.

김 선수는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10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