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아니면 거래가 안된다고 봐야죠. 3달 만에 1억 더 올랐어요.”(강남구 B공인중개소 대표)
서울 주택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금강화를 우려한 다주택자들의 처분 매물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집값이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딴판이다. 재건축 사업 기대감에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매매 기준 4만 8093건으로 한 달 전(4만 6664건)보다 3.0% 늘었다. 2월에 비해선 16.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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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아파트 매매 물량은 한 달 전보다 7.6% 늘었다. 서울 종로구, 중구, 서대문구 등도 한 달 전보다 매매 물량이 4~6% 늘었다. 동작구는 1444건이던 매매 물량이 한 달 새 1510건으로 4.5% 늘었고, 성동구는 같은 기간 1731건에서 1802건으로 4.1% 증가했다.
반면 재건축 단지가 모여 있는 강남구와 영등포구, 도봉구의 매매물량은 줄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물량은 한 달 전보다 6.7% 감소했다. 영등포구 역시 같은 기간 4.6% 감소했고 도봉구는 1.9% 줄었다.
호가 흐름도 상반된다.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은 매수세가 더 거세다.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61㎡는 지난 13일 기존 최고가보다 12억 7000만원 오른 53억 7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상계주공1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6일 8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존 신고가는 지난 3월 기록한 5억 9000만원이었지만 한 달 사이에 2억 6000만원 올랐다.
반면 급매로 거래된 단지도 눈에 띈다. 관악구 신림동 삼성산주공3단지 전용면적 58㎡는 지난달 13일 4억 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기존 최고가 7억원보다 2억원 가량 떨어진 수치다. 같은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아이원 아파트는 전용면적 59㎡가 지난달 24일 5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최고가 8억9000만원에 비해 3억 4000만원 하락했다.
“재건축, 일반아파트 양극화 당분간 지속”
전문가들은 당분간 재건축단지와 일반 아파트와의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어 집값 안정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정비사업 호재를 기대하는 곳은 버티기를 통해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중저가 위주의 노원, 강서지역 쪽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