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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도 새긴' K-타투'…국내선 벌금 아니면 징역형

'타투이스트'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 인터뷰
30년 전 판례 탓에 타투는 '불법 의료 행위' 낙인
의료법 위반 등 위험 속 국내 타투이스트는 '범법자'
"행정부 '납세요구'·사법부 '형사처벌'·입법부 '직무유기'"
  • 등록 2021-11-29 오전 7:18:00

    수정 2021-11-29 오전 7:25:5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타투(tattoo·문신)는 의료 행위다.’ 세계 유일의 타투 불법국가인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말이다. 눈썹 문신 같은 반영구 화장까지 포함, 국내 타투 인구는 1300만명에 달할 정도로 타투 산업은 성장했지만 현행 법체계가 아직 30년 전 판례에 멈춰 있어서다.

전 세계 유명 타투이스트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고, 해외 유명 타투 스튜디오의 간판 작업자는 전부 김씨, 이씨, 박씨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K-타투’는 세계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 브래드 피트,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 등 현존 최고 스타들의 타투를 시술한 타투이스트 김도윤(41·화섬식품노조 타투유니온 지회장)씨는 ‘K-타투이스트’가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단속과 처벌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이 서울 종로구 타투스튜디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문신은 의사만…‘불법’ 타투시술 벌금형, 운나쁘면 징역형

현재 불법 타투 시술 처벌 수위는 적용 혐의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으로 갈린다. 28일 서울 종로구 타투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씨는 “타투 시술은 보통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형이지만, 운이 나빠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기소되면 최소 징역 2년부터”라며 “단속과 처벌 위험 속에 놓인 국내 타투이스트들은 어떤 검사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법 어디에도 ‘타투는 불법이다’라는 문구는 찾을 수 없다. 그러나 1992년 ‘타투는 의료행위’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 탓에 타투이스트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타투 시술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의료법(제27조)과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는 보건범죄단속법(제5조)에 근거해 처벌받을 수 있다. 의료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리 목적’으로 판단되면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가 이뤄진다. 처벌 수위가 ‘복불복’인 셈이다. 김씨는 “현재 조합원 중에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2명이고, 올해 하반기에만 7명이 법률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30년 전 판례가 타투이스트들을 옥죄면서 행정부와 사법부가 충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에 미래 유망 신직업으로 타투이스트를 선정했고, 국세청은 작년 타투이스트가 정확한 납세를 할 수 있도록 ‘문신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게 했다.

김씨는 “행정부는 타투이스트를 정상 직업으로 보고, 납세를 유도하지만 사법부는 이를 ‘영리 목적’의 근거로 삼아 최소 징역 2년이라는 비정상적인 선고를 할 수 있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타투이스트가 떠 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모두 타투 문화를 좋아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관련 법을 만들어 소비자는 더 안전하게 시술받고 타투이스트는 정당하게 직업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12년 전부터 국회에서 타투법제화가 시도 중이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21대 국회에서 ‘타투업법’ 등 총 4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그는 “이러한 타투이스트의 애매한 법적 지위를 이용해 협박과 갈취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수많은 타투이스트가 전과자가 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라고 토로했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사진=영화 ‘스내치’)
12년째 국회 문턱에 막힌 타투업…“타투는 의료 아닌 예술”

김씨도 범법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그는 지난 9월 1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영호 판사 심리로 이뤄진 결심공판에서 모 연예인에게 타투 시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벌금 500만원을 구형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2월 검찰이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그는 다음달 정식재판을 청구해 ‘타투 합법화’를 공론화했다.

그는 “타투 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라 미학적 예술행위”라며 “해당 연예인은 자신이 예술행위를 선택했다는 친필 탄원서를 써 법원에 제출했다. 즉 이 사건은 피해자가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타투는 조직폭력배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주변에서도 자기표현의 한 방식으로 타투를 한 시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재판부의 고심도 깊은 모양새다. 김 판사는 결심공판에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타투유니온은 지난해 말 타투시술과 관련한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대한문신사중앙회도 총 3건을 접수해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옛날 같으면 벌금형으로 기계적으로 선고하고 끝났을 텐데 김영호 판사님이 먼저 제안해서 깜짝 놀랐고, 30년 전과 다른 전향적인 판결로 사법부가 ‘결자해지’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1심 최종선고는 내달 10일로 잡혔다.

사법부 판단과 관계없이 타투이스트의 ‘타투 합법화’ 운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타투유니온은 29일 국회에서 공식으로 허락된 첫 타투 작품 전시회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국제타투컨벤션’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연예인에게 타투시술을 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이 9월 10일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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