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공연리뷰]`왕모래`..아들은 왜 엄마의 목을 졸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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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단편 `왕모래` 국악과 함께하는 낭독음악극으로 변신
  • 등록 2010-10-30 오전 11:02:42

    수정 2010-10-30 오전 11:02:42

▲ 낭독음악극 `왕모래`의 한 장면(사진=극단 서울공장)

[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황순원은 교과서에 실린 단편 `소나기`로 한국의 `국민 작가`가 됐다. 하지만 `소나기`의 아우라가 너무 강한 나머지 오히려 다른 소설들은 대중들의 관심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다.

실내국악연주단인 정가악회의 `왕모래`는 황순원이 1954년 발표한 동명 단편을 낭독음악극으로 만든 공연이다. `왕모래`는 황순원의 `소나기`와 `학`과 더불어 황순원의 대표작으로 외국에 소개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숨겨진 수작`이다.

국악과 문학이 만나는 작업을 주로 지향해온 국악실내악단 정가악회는 `왕모래`에 국악연주와 연극 그리고 낭독을 융합시켜 낭독음악극이란 장르를 탄생시켰다.

어두웠던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면 전문 성우가 `왕모래`의 텍스트를 읽는 것으로 극이 진행된다. 성우의 낭독에 맞춰 돌이와 돌이 엄마는 왕모래의 시공간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이때 배우들의 바로 옆에서 울리는 국악연주는 인물들의 심리와 극의 분위기를 청각을 통해 상상하게 만든다. 상상 속에 펼쳐지는 풍경은 꽃비 흩날리는 봄날 아침이었다가 장대비와 천둥이 몰아치는 여름밤이었다가 저잣거리의 흥청망청 술집이었다가 끝내 모든 것이 사멸할 듯 춥고 어두워지는 초겨울 해거름 무렵으로 이어진다.

그 여정 속에 돌이와 돌이엄마의 비극적 삶이 가야금과 해금의 애잔한 선율을 타고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소설 `왕모래`는 한 시간 동안 텍스트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인물들의 표정이 되고 어둠에 묻히지 않는 운율이 된다. 직계존속 살인이란 결말은 극장을 나서면 바로 휘발되는 감흥이 아닌 귀갓길에 동행하는 삶의 묵직한 울림과 질문이 된다.

`왕모래`는 지난해 페루 리마 잉카 가르실라소 대학에서 초연 된 후 올해 3월 LIG아트홀에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당시 국악공연으로서는 드물게 전석 매진을 기록해 공연계에서 화제가 됐다.

27일 막을 올린 이번 `왕모래` 공연은 극단 서울공장의 '66일, 소리와 몸·짓·展' 페스티벌의 세 번째 작품으로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 극장에서 오는 11월7일까지 공연된다. 티켓가격은 3만5000원~2만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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